민하 : 선생님, 문제 다 풀었어요. 교사 : 민하야, 혹시 문제 풀고 선생님한테 가져오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해봤니? (사실 확인하기) 이렇게 문제를 다푼 다음에도 한 번 더 살펴보면서 더 노력할 것이 없는지 고민하는 것을 최선을 다하는 거라고 해. (최선이 무엇인지 가르쳐주기) 최선이 무엇인지 이해했니? (확인하기)민하야, 선생님은 민하가 한 번 더 고민해보면 좋겠어. 가서 한 번 더 살펴보고 올래? (기대하는 행동 말하기)
이렇게 아이에게 기대하는 행동을 말해주어야 아이가 다음엔 그렇게 행동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교사는 아이에게 화내지 않고 타박하지 않으면서도 해야 할 지도와 기대하는 행동까지 모두 말해주었습니다. 제대로 된 교육적인 효과를 얻을 수있지요. - P136
민서 : 선생님, 저 다 풀었어요. 교사 : 여기 틀렸네. 가서 다시 풀어봐. (전과 비교해서 나아진 부분을 언급하지 않았다.)→ 민서야, 지난번에는 10개 중에 6개 맞았는데, 이번엔 7개 맞았네. (달라진 부분 언급하기) 하이파이브!(격려하기)
학생이 하는 피드백도 중요합니다. 우리는 보통 교사가 학생의 과제물이나 활동 정도에 대해서 피드백하는 것만 생각하지만, 학생이 교사의 수업을 피드백할 수도 있고, 학생이 학생을피드백할 수도 있습니다. 학생의 피드백은 수업 장면을 다각도에서 모니터링할 수 있고, 교사가 놓치는 부분까지 촘촘하게 챙길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 P172
엄마 : 선생님, 혹시 오늘 학교에서 우리 지윤이랑 세아가 싸웠나요? 집에 와서 이야기하는데 들어보니까, 선생님이 세아 말은 잘 들어주고 지윤이 말은잘 안들어줬다고 말하네요. 어떻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교사 : 아, 그게 아니고요. 저는 두 아이 말을 똑같이 들어줬습니다.
이 경우, 교사는 자기 이야기를 먼저 하고 있습니다. 학부모의 말을 들어준 게 아니라 두 아이 말을 똑같이 들어줬고 누구편도 들어주지 않았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말하고 있지요. 물론 그것도 중요합니다. 교사로서는 어떤 아이도 편들지 않았으니, 다소 억울한 부분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학부모와 대화할 때는 내가 맞네, 틀렸네, 내가 옳네, 그르네, 따지는 게 별 의미가 없습니다. - P208
교사: 지윤이 어머니, 지윤이가 자기 이야기를 안들어줬다고 했군요. (객관적 사실 말하기) 지윤이가 그렇게 말해서 마음이 안 좋으셨겠네요. 저라도 그랬을 것같아요. (공감하기)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윤이 이야기 먼저 물어보고 그다음에 세아 이야기 들었거든요. (객관적 사실 말하기)그뿐 아니라 주변에 있던 아이들 이야기도 다 들었어요. 아이들도 제가 지윤이 이야기 먼저 듣고 - P209
그다음에 세아 이야기 들은 거 다 알고 있습니다.(객관적 근거 말하기) 어머니, 많이 놀라고 속상하셨지요. 오늘 일은요, 주변에 있던 아이들 진술을 바탕으로 정리해놓은걸 제가 차근차근 말씀드릴게요(육하원칙에 근거해자세하게 말하기)
이렇게 학부모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준 다음,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근거를 들어 말하면 됩니다. 학부모는 자연스럽게 자기생각을 바꾸게 되지요. 교사의 말에 빈틈이 없는 데다가 감정적으로 전혀 흥분하지 않은 상태로 말했기 때문이지요. 이렇게자세하고 구체적인 말하기는 어떤 상황에서도 힘을 발휘합니다. 감정은 논리를 이기기 힘들거든요. - P210
교사 : 하늘이 어머니시죠? 하늘이가 요새 학교에서 친구들과 자꾸 싸우는 문제로 전화드렸습니다. 엄마 : 우리 하늘이는 집에서 무척 얌전한데요. (교사의말을 신뢰하지 않는다.)
교사 : 하늘이 어머니시지요? 갑자기 전화드려서 조금당황하셨지요? (상대의 감정 먼저 존중하기) 엄마 : 네,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나요? (불안해한다.) 교사 : 아, 큰일은 아니에요. 아이들 사이에서 얼마든지있을 수 있는 일이에요. (감정 존중하기) 요 며칠 하늘이가 친구들하고 싸웠어요. 엄마 : 우리 하늘이가요? 하늘이는 말 안 하던데요. 교사 : 엄마가 걱정할까 봐 말 안 했을 수도 있어요. (상대의 감정 허용하기) 사실은 하늘이가 이번 주에 3번 싸웠어요. 건하, 동희, 혁이 하고요. (객관적 사실 말하기)괜찮아요. 앞으로가 더 중요해요. 앞으로는 친구들하고 사이좋게 지내도록 가정에서 조금 더 관심 가져주시면 어떨까 싶어요.(기대하는 행동 말하기) - P217
누가 옳고 그르고를 따질 것이 아니라, 아이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하길 기대하는가, 어떤 성장과배움을 하길 바라는가 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게 더 가치 있습니다. 이 가치를 강조해서 이야기하면 학부모도 자연스럽게 자기주장을 꺾습니다. 위 대화에서도 사실은 아이가 앞으로 학교에서 어떻게 지내길 바라는가 하는 것이야말로 학부모와 교사가나눠야 할 진짜 중요한 이야기겠지요. - P224
저는 비단 학부모와 이야기할 때만이 아니라 껄끄럽고 불편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선 언제나 이런 대화 기술을 활용합니다. 어떤 상대든, 어떤 주제든 일단 상대가 듣기 좋을 만한말을 먼저 합니다. 웃으면서 부드럽게 이야기를 꺼내고 평소에좋게 보았던 부분을 칭찬부터 하지요. 정작 하려고 마음먹은 불편한 말은 나중에 슬쩍 꺼냅니다.
부인 : 여보, 설거지 좀 하라니까. 당신 좋아하는 일은 잘하면서 집안일은 왜 이리 안 도와줘? → 여보, 당신이 좋아하는 일은 다 잘하잖아. 설거지도 잘할 거야.
교사 : 얘들아, 교실부터 치워. 너희들 다른 건 잘하는데왜 청소는 안 하니? -→ 얘들아, 너희들 다른거 다 잘하잖아. 교실도 잘치울수 있어.
듣는 이 입장에선 어떤 말이 더 듣기 좋을까요? 부정적인 말로 시작하는 것과 긍정적인 말로 시작하는 것 중 고른다면 말입니다. 학부모와 이야기하는 것도 똑같습니다. 평소 아이를 좋게보았던 바로 그 부분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 P234
어머니, 이렇게 불려오셔서 많이 당황하셨지요? (감정 존중하기) 금쪽이가 어머니에게 소중한 아이이듯 저에게도 좋은 학생이에요. (상대가 듣고 싶은 말 먼저 하기)어머니는 금쪽이가 반듯하고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길바랄 겁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공감하기) 그런데 금쪽이는 오늘 화가 났다고 의자를 집어 던지고 교사에게 욕을하고 반말을 했습니다. 학생이 해서는 안 될 행동이지요. 어머니도 이런 걸 바라시지는 않지요? (행동에 선 긋기)금쪽이가 반듯하고 훌륭한 사람으로 자랄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잘못을 사과하고, 앞으로 같은 행동을 안하면 되는 겁니다. (기대하는 행동 말하기)
금쪽이 엄마는 한참 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그러더니 이내 고개를 숙이면서 사과를 했습니다. 금쪽이에게도 사과를 시켰고요. 선생님 같은 분은 처음이라고 하고 가셨으니, 정말로 많은뜻이 담긴 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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