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틴 부버의 핵심 이론은 ‘나와 너와의 관계(Ich-Du)‘와 ‘나와그것의 관계(Ich -Es)‘로 관계를 분류한 데에 있다. 눈치챘겠지만 전자는 ‘너(인격)‘가 대상인 반면, 후자는 ‘그것(사물)‘이 대상이 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나라는 존재의 이중성이다. 무슨 말일까? 부버는 어떤 대상과 만나느냐에 따라 ‘나‘가 달라진다고 본다. 나와너에서의 나는 인격인 반면 ‘나와 그것에서의 나는 사물을 이용하려는 주체이다. 똑같은 나인 것처럼 보이지만 ‘인격자와 이용하려는 자‘라는 정반대 의미를 담고 있다.
"나는 너를 믿었는데 너는 나를 이용했어."
현대인의 상처가 바로 이 지점에서 탄생한다. 나는 ‘인격자로서의 나‘로 네 앞에 섰는데, 넌 사물을 이용하려는 자‘로 내 앞에 섰으니 이 다름이 분노와 상실을 낳는 것이다. - P11
상대가 나 외의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매너와 나를 대하는 태도에 확연한 차이가 있을 때
여기서 말하는 확연한 차이란 뭘까. 편한 관계라서 다르게 대하는 정도가 아니라 상식선 이하로 대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사람에게는 온종일 시간을 내어주면서 내게는 잠시 비는 시간이나 약속취소됐을 때만 시간을 내준다면 그렇다, 이건 이용당하고 있는것이다.
상대가 시간을 내주는 것을 아까워한다면 굳이 그 인연에 매달리지 마라. 오히려 "나는 너의 2시간짜리 영화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단호하게 일어설 수 있어야 한다. - P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