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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건축가의 서울 산책
윤희철 지음 / EJONG(이종문화사) / 2017년 12월
평점 :
한권의 책을 읽을 때 옛 추억과 함께라면 이보다 더 좋은게 있을까? 이 책-그림 그리는 건축가의 서울 산책 (윤희철 저)-은 한창 젊은 나이인 80년대 초반 정동mbc 건물 부근에서 근무할때 시청까지 내려오는 퇴근 길에 구석구석에 자리하고 있던 덕수궁 돌담길과 옛 러시아 공관터, 정동교회,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등 지방에서 올라 온 젊은이가 딱히 갈곳은 없고 회사 주위의 이런 건물주위에서 휴일마다 맴돌 곤 하였는데, 30여년의 세월을 건너 뛰어 책 속에서 이 건물들을 마주하니 한참이나 그림에 눈을 뗄수 없었다.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또하나의 즐거움은 현대건축물을 소개해 주는데 있다 하겠다. 일반적으로 이런류의 책들이 대개 궁궐이나 한옥, 또는 고건축물을 대상으로 하는데 비하여 이책에는 현대 건축물들이 저자의 멋진 펜화로 우리에게 시각의 즐거움을 더 해주고 있다. 절두산 순교성당이나,리움 박물관, 아쿠아 아트 육교 같은것은 다른 매체에서 쉽게 접할수 있는게 아니어서 더더욱 반갑다 하겠다.
이 책의 또하나 이색적인 것은 몇몇 대학 캠퍼스 풍경을 소개한 것이다. 젊음의 열기가 뭉치고 분출하는 그 공간속에 놓여있는 건축물을 본다는것은 꼭 그 대학의 졸업생이 아니더라도 각각의 대학이 가지고 있는 가치,역사, 미래의지향점등을 펜화 속의 그림에서 찾아볼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책의 저자 경력을 보면 건축가와 음악가이면서 드로잉 개인전을 이어오는, 다방면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음을 알수있다. 이 책 또한 일간신문에 발표되었던 칼럼을 엮어 놓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림들도 한줄한줄이 섬세하고 사진을 찍어둔것 같다. 그 위에 또 아름다운 채색까지 입혀서 그림 자체만 보더라도 서울의 구석구석을 다 돌아 본것 같은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