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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배우다
전영애 지음, 황규백 그림 / 청림출판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이 조금은 철학적이고 딱딱할것 같은 에세이집인 "인생을 배우다" -소제목으로 소소한 일상에서,사람의 온기에서,시인의 농담에서가 붙은-를 펼치게 되었다.
그런데 첫장을 넘기면서 부터 너무나 부드럽고, 잔잔한 이야기속으로 빠져 들어감을 느끼고 있는 내 자신이 신기할 정도였다.
이 책은 작가가 교수이기 때문에 훈육적인 이야기들로, 그렇고 그런 일상의 단편들 속에서 교육적인 메세지를 전달하는 이야기일것으로 짐짓 미루어 생각한 나 자신이 좀 부끄러워졌다.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달해 주고 싶은 이야기는 우선 따뜻한 내 이웃의 이야기들이다. 그 이웃의 이야기가 작가 자신의 가족 이야기 일수도 있고, 제자들의 이야기 일수도 있고, 또한 작가가 만난 선배들이나 스승일수도 있지만 , 작가가 일관되게 이야기하고 있는것은 사람들이 가지는 따뜻한 정이고, 그 속에서 찾고자 하는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세지이다.
'시골 아이들을 위한 작은 음악회'그는 참석하여 작은 마을의 음악회를 빛내준 피아니스트 이야기를 들려 주면서 작가는 말미에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런별들을 하나씩이라도 기억에 품은 우리는,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다 조금씩 빛나고 있는것이 아닐까." 이 얼마나 주위의 이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둘러 보라는 이야기인지... 그리고 "아들의 빈 손에 들려있던 맥주 캔 하나" 의 끝부분에서는 -"아들과 아들 친구들이 살게 될 앞으로의 세상이 조금 더 괜찮은 세상이었으면 좋겠다."이야기한다. 이 얼마나 소박하고 간절한 소망인가,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버이의 공통된 기대와 희망이 아니겠는가?
이뿐만이 아니라 책 속의 곳곳에서 느끼는 작가의 따뜻한 가슴속 이야기와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온 지난 날들 속에서 느끼는 고마움 같은 이야기들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때론 공감하고, 때로는 작가의 두터운 친교에 시샘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작가가 독자들에게 보내고 싶고, 전달하고픈 메세지는 작가가 서두에서 밝히고 있듯이 아무리 험악한 세상살이 속에서 도무지 살지 못할것 같은 인생도 남을 배려하고 격려하면서 힘과 시간을 남들과의 비교에 허비하지 않으면 제법 많은것을 이룰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오랜만에 남의 사사로운 이야기에 따뜻한 느낌을 가져보는것이 참으로 오래 되었다고 느껴진다.
아마 작가의 많은 이야기가 와 닿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