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찾아와 줘 - 일러스트 마이크로 픽션
권아림 그림, 박송주 글 / 책봇에디스코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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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와 마이크로 픽션이 만나 탄생한 새로운 장르의 책이다. '마이크로 픽션'은 말 그대로 장편도 단편도 아닌 몇 백 글자 미만의 아주 짧은 소설을 말한다. 비슷한 말로는 '마이크로스토리', '쇼트쇼트스토리', '엽서소설', '커피잔소설', '플래시픽션' 등이 있는데 이런 형식의 소설은 잠깐 쉬는 시간이나, 이동하는 시간 부담스럽지 않게 1편씩 찾아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요즘처럼 차분히 앉아 책을 읽는 여유가 없는 현대인에게 좋은 형식의 장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지 책에 수록된 일러스트와 21개의 짧은 소설을 한 번에 완독을 하기보다는 읽고 싶을 때마다 꺼내 한 편씩 보고 닫기를 여러번했다. 한 소설당 짧으면 2페이지 길면 4페이지 분량에 해당하는데 짧다고 해서 그 여운도 짧은건 아니었다. 오히려 우리가 작가 하상욱의 짧은 시에 열광하듯 21개의 스토리에는 나름의 여운과 감흥이 담겨 있었다. 코로나로 변화된 일상 속에서 묵묵히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저자의 마음도 슬그머니 담겨있으니 말이다.


과거 에세이 수업에서 그림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을 짧은 소설로 적어본 경험이 있다. 해변가에서 검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홀로 넓은 테이블을 정리하는 그림을 보고 난 남편의 장례식을 겪고 홀로 살아가야 하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짧은 이야기를 만든적이 있다. 그림 작품의 이름과 작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림에 한 편의 스토리가 더해지니 그림에서 느껴지는 감흥과 여운이 더 길게 남았던 일이었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짧은 소설과 그림이 별도로 나눠져 사람들에게 전해지기보다 그림과 글이 함께 읽히며 보여지니 또 다른 재미와 감상을 전해줬다. 횡단보도 앞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의 모습, 회사 사무실 파티션 사이로 보이는 양들로 변한 인턴, 아파트 베란다에 서있는 가지 형상의 사람. 그림에 담긴 이야기를 생각하니 단순 그림도 의미가 담긴 그림으로 다시 다가왔다. 모든 그림과 글에는 현재의 변화와 상실을 겪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위안'이라는 메세지가 담겨있는 책이다. 따뜻한 일러스트와 다채로운 21편의 소설을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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