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들이 절망에 사로잡힌다면 그건 늘 아름다움과 그것이 지니는 숨 막히는 고통 때문이라는 것을, 이런 장소에 오면 이해하게 된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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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알지도 못하던 사람들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기 위해서는, 그렇게 안녕하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행운이 작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태어나야 했고 자라야 했고 먹어야 했고 사고를 피해야 했고 견뎌야 했다. 무엇보다 불운을. 불운이라고 말하면 대체 피할 수 있는 건가 싶은데, 적어도 살아 있다면 피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라는 것을 경애는 알았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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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이러한 영속성엔 늘 인간과는 상반되는 위엄이 있다. 영속성은 인간을 절망시키고, 또한 흥분시킨다. 세계는 절대로 단 한 가지만을 말하지 않는다. 세계는 흥미를 불러일으켰다가, 지루해진다. 하지만 끝끝내 고집스럽게 우리를 이기고 만다. 세계는 늘 옳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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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책을 고르려고 책장을 넘기다가 우연히 본 문장.
"연결성이라는 사슬로 이어져 모두가 동등하다."
나도 이런 말을 쓰고 싶다. 이런 시선과 마음으로 세상을 보고, 인간을 향해 돌돌 구부러드는 생각은 접어두고, 보고 듣는 것만을, 찰나의 생각만을 기록하며, 삶이 내게 주는 감각을 편견 없이 흠뻑 음미하고, 그렇게 살고, 쓰고 싶다.
그런데 자꾸 더러워진다. 산다는 건 결국 더러워진다는 것이지만, 더러운 도랑물을 마시며 사는 것이지만,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미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물줄기, 다른 삶에서 내 삶으로 흘러드는 물을, 타인의 삶에서 흘러나온 피가 스며든 도랑의 물을 내 도랑의 물로 받아 마시며 사는 일이고, 그래서 내가 받아들이거나 말거나 삶이란 끊임없이 더러워지는 일이지만.
이런 오염은 싫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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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수 없다면 내겐 정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것으로 내 상태를 가늠한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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