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바로 보기 - 제4판
고중숙 지음 / 텔림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절판되어서 도서관 대출로 겨우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고등수학 책 중에 최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절판 되어서 정말 아쉬운 마음입니다. 재출간 되었으면 합니다. 이렇게 좋은 책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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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베이컨이란 무엇인가
베이컨: 회화의 괴물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84
크리스토프 도미노 지음 / 시공사 / 1998년 12월
평점 :
품절


'베이컨'이란 이름을 듣고 가장 먼저 연상되는 것이라면 돼지 뱃살을 훈제한 바로 그 베이컨일 것이다. 거기에 인문학적 소양이 좀 있고 약간 배가 부른 사람이라면 영국의 경험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을 떠올려볼 수도 있겠다. 나는 오래 전에 '아는 것이 힘!'이라는 붉은 고딕체 페인트 글씨가 흰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고등학교를 3년 동안 다닌 적이 있다. 그 학교 또한 한국의 대부분의 고등학교와 마찬가지로 베이컨 계열의 학교였던 것...

자, 여기까지가 '베이컨'이란 기호가 가지고 있는 외연적 내포적 의미들이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나에겐 돼지고기 베이컨을 물리치고 '베이컨'의 외연적 의미(디노테이션)를 차지하고 있는 강적이 등장했으니 그가 바로 '회화의 괴물' 프란시스 베이컨(1909-1992)이다. 철학자 베이컨과 동명이인이겠거니 했는데, 알고 보니 베이컨 가문의 후손이고, 프란시스란 이름을 그의 아버지가 일부러 붙여 주었다고 한다. 이 베이컨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에 셰익스피어가 있는데, 한때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철학자 베이컨이 쓴 게 아닐까 하는 의혹이 있었던 만큼 그의 셰익스피어 선호에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이유도 있는 셈이다...

아일랜드 태생으로 한번도 미술교육을 받아보지 못했던 베이컨은 엄마의 속옷을 입어 봤다가 열여섯 살에 집에서 쫓겨난다.(나중에 그는 동성연애자가 된다.) 그리고 전전했던 여러 직업 가운데는 요리사도 포함돼 있다고 하니 그의 생활고를 짐작케 한다. 하지만, 1927-1929년 사이의 파리 생활을 통해 그는 인생의 전환기를 맞게 되고 자수성가한 화가가 된다(그는 20세기에 가장 잘 팔린 화가의 한 사람이다).

여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인물이 바로 파블로 피카소(정확히는 그의 그림들). 미술의 문외한인 나로서는 처음 그의 그림들을 보고(들뢰즈의 <감각의 논리>에서 처음 보았는데) 입체파라고 해야 하나, 표현주의라고 해야 하나 헷갈렸는데, 그건 좀 무식한 생각이었고, 그의 비틀린 육체의 형상들은 좀더 고차원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들뢰즈의 표현을 빌면, 그는 형상적인 것에서 '형상'(Figure)을 빼내고자 한다. 더 쉽게 말하자면, 그는 외치는 사람들이 아니라 외침 그 자체를 그리고자 한다. 한 대목을 인용하자면:

'베이컨에게 이 고통받는 육체는 보편적 존재의 체험과 자기 자신의 삶의 경험을 뒤섞어준다. 너무나 자주 그려진, 고통의 보편적 상징으로서의 예수의 이미지와 푸줏간의 도마 앞에서, 그리고 쉽게 부패하는 고기 앞에서 느끼는 구체적 감각이 그 안에 섞여 있다. 가죽이 벗겨지고 피 흘리고 퍼렇게 멍든 그 육체를 그려 베이컨은 고집스럽고 친절하게 이를 일깨우려 한다. 베이컨의 잔혹함은 모든 애정이나 감정뿐 아니라 혐오스러움마저 초월한 바로 이 급진적인 유물론에서 나온다.'(90-93쪽)

다시 들뢰즈의 말을 빌면, 현대 회화는 두 가지 조건에 직면해 있다. 우선 사진이 회화적이고 자료적인 기능을 떠맡게 되었고, 다음으로 작품에 회화적 의미를 부여했던 종교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이처럼 종교적 감정을 거부하고 사진에 포위당한 현대 미술은 회화에 잔존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비참한 영역인 '구상성'과의 관계를 끊어야'(121쪽) 했으며 추상회화는 그 사례이다. 그리고 베이컨이 제시하는 건 그 또다른 사례이다. 그 또다른 사례에 대한 입문서로서 이 책은 더할 나위없다. 134개의 각종 도판과 사진이 그 증거이다. 그래서 아쉥보와의 대답집 <화가의 잔인한 손>과 더불어 적극 추천할 만하다. 그 대담집에 있는 거지만, 베이컨은 영화감독도 되고 싶었다고 한다.

어쨌거나 베이컨의 그림들은 강렬한 몰입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 그리고 '느끼는 것이 힘!'이란 걸 정말 느끼게 해준다. 이것이 내가 돼지고기 베이컨이나 철학자 베이컨보다 화가 베이컨을 더 좋아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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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천국, 하버드
멜라니 선스트롬 지음, 김영완 옮김 / 이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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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이 모든 진리가 모여 구축된 가장 높은 상아탑. 많은 이들이 하버드를 말하지만 그 안에 속하지 못한다. 그저 바라보기만 할 따름이다. 그래서일까. 그곳은 한없이 높기만 한,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곳처럼 여겨지곤 한다. 공부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라는 이들이 모여 있는 그곳에서 학문 이외의 것을 상상할 순 없었다. 하지만 그곳도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학이었다. 그것도 현 자본주의 질서의 중심을 이루는 미국에 위치한 대학. 그저 우러러 보기에 급급했기에 나는 이 간단한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그곳의 학생들이 겪어야 하는 경쟁이 대학생으로서 내가 겪고 있는 그것과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흡사하다는 것에 대해서 지금껏 나는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저 부러웠다. 나에게는 그것만이 존재했다. 그것이 내가 하버드에 대해 가질 수 있었던 느낌의 전부였다.

하지만 하버드에 입학한 이들이 모두 행복하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 책은 하버드를 만나 실패한 수많은 인생 중 하나를 조명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아닌 제 3세계에 속했던 이들. 그들은 여느 학생들이 그러했듯이 하버드에 입학함으로써 자신들의 우수성을 입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길은 저절로 펼쳐지는 것이 아니었고, 특히 미국의 문화와는 전혀 다른 문화를 지닌 에티오피아 사회에서 공부했던 시네두에게는 더욱 그러하였다. 최고라고 믿었던 자신의 학문에 대한 열정이 미련 없이 꺾이어 나갔다. 처음 맛본 공부에서의 좌절은 그녀가 지난 날 경험했던 불행했던 경험들과 얽히어 그녀를 괴롭혔다. 그녀는 쓰러져가는 자신을 붙들어줄 누군가를 필요로 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자신의 마음을 여는 법을 배우지 못한 그녀에게 남아있는 것은 자기 자신 뿐이었다.

베트남 출신의 트랑은 시네두와는 달리 모든 면에서 완벽했다. 그녀는 시네두의 천국이었지만, 동시에 모든 이들의 천국이기도 했다. 그녀는 그 천국을 혼자 소유할 수 없음에 다시 한 번 좌절했다. 그리고 그 좌절은 그녀 자신을 겨우겨우 붙들어매고 있었던 단 한가락의 끈을 끊어버리는 것으로 이어졌다.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 하버드는 어떠한 체계도 갖추고 있지 않았다. 하버드는 교육기관으로서의 본질을 망각하고 상업화해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대학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하버드는 자신들의 문제를 왜곡하고 은폐함으로써 하버드를 꿈꾸는 수많은 이들에게 핑크빛 환상만을 심어주었을 따름이었다.

옮긴이는 하버드 대학사회를 바라보며 우리 나라 대학생들의 안일한 모습을 염려한다. 공부는 하지도 않으면서 등록금 인상 반대 투쟁 따위나 하고 있다는 식의 문구가 조금은 눈에 거슬렸다. 물론 대학 사회는 진정 공부를 원하는 이들을 위한 곳이어야 한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은 보다 많은 낙오와 도태로 이어진다. 이들을 위한 어떤 사회적 안전망도 없이 경쟁만을 강요하는 것은 결코 옳다고 할 수 없다. 특히 우리 나라와 같이 대학 간판이 인생의 전부로 여겨지는 사회에서는 하버드에서와 같은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

오히려 나는 학교의 주인이 학생이어야 하며, 교육이 인간의 기본적 권리로 이야기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수의 엘리트를 양성하는 것도 물론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금전적, 경제적 이유로 인하여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또한, 학습에 대한 어떠한 의지도 존재치 않는 이들에게 학문에 대한 허위 의식만을 가득 품게 만드는 사회 역시도 변화해야 한다. 이는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 중 하나인 평등의 실현을 위해 중요하며 궁극적으로 다양성에 기초한 안정적 사회를 위하여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베트남을 '제3 세계의 망해버린 나라'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도 못내 마음이 걸린다. 물론 베트남은 경제적으로 미국이나 우리나라에 비해 많이 뒤쳐져 있다. 하지만 우리와 다른 사회 체제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번영하지 못했다고 하여 이러한 표현으로 한 국가를 묘사하는 것은 경제결정론적 오류이며 동시에 지나친 엘리트주의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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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천국, 하버드
멜라니 선스트롬 지음, 김영완 옮김 / 이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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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모든 진리가 모여 구축된 가장 높은 상아탑. 많은 이들이 하버드를 말하지만 그 안에 속하지 못한다. 그저 바라보기만 할 따름이다. 그래서일까. 그곳은 한없이 높기만 한,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곳처럼 여겨지곤 한다. 공부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라는 이들이 모여 있는 그곳에서 학문 이외의 것을 상상할 순 없었다. 하지만 그곳도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학이었다. 그것도 현 자본주의 질서의 중심을 이루는 미국에 위치한 대학. 그저 우러러 보기에 급급했기에 나는 이 간단한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그곳의 학생들이 겪어야 하는 경쟁이 대학생으로서 내가 겪고 있는 그것과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흡사하다는 것에 대해서 지금껏 나는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저 부러웠다. 나에게는 그것만이 존재했다. 그것이 내가 하버드에 대해 가질 수 있었던 느낌의 전부였다.

하지만 하버드에 입학한 이들이 모두 행복하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 책은 하버드를 만나 실패한 수많은 인생 중 하나를 조명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아닌 제 3세계에 속했던 이들. 그들은 여느 학생들이 그러했듯이 하버드에 입학함으로써 자신들의 우수성을 입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길은 저절로 펼쳐지는 것이 아니었고, 특히 미국의 문화와는 전혀 다른 문화를 지닌 에티오피아 사회에서 공부했던 시네두에게는 더욱 그러하였다. 최고라고 믿었던 자신의 학문에 대한 열정이 미련 없이 꺾이어 나갔다. 처음 맛본 공부에서의 좌절은 그녀가 지난 날 경험했던 불행했던 경험들과 얽히어 그녀를 괴롭혔다. 그녀는 쓰러져가는 자신을 붙들어줄 누군가를 필요로 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자신의 마음을 여는 법을 배우지 못한 그녀에게 남아있는 것은 자기 자신 뿐이었다.

베트남 출신의 트랑은 시네두와는 달리 모든 면에서 완벽했다. 그녀는 시네두의 천국이었지만, 동시에 모든 이들의 천국이기도 했다. 그녀는 그 천국을 혼자 소유할 수 없음에 다시 한 번 좌절했다. 그리고 그 좌절은 그녀 자신을 겨우겨우 붙들어매고 있었던 단 한가락의 끈을 끊어버리는 것으로 이어졌다.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 하버드는 어떠한 체계도 갖추고 있지 않았다. 하버드는 교육기관으로서의 본질을 망각하고 상업화해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대학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하버드는 자신들의 문제를 왜곡하고 은폐함으로써 하버드를 꿈꾸는 수많은 이들에게 핑크빛 환상만을 심어주었을 따름이었다.

옮긴이는 하버드 대학사회를 바라보며 우리 나라 대학생들의 안일한 모습을 염려한다. 공부는 하지도 않으면서 등록금 인상 반대 투쟁 따위나 하고 있다는 식의 문구가 조금은 눈에 거슬렸다. 물론 대학 사회는 진정 공부를 원하는 이들을 위한 곳이어야 한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은 보다 많은 낙오와 도태로 이어진다. 이들을 위한 어떤 사회적 안전망도 없이 경쟁만을 강요하는 것은 결코 옳다고 할 수 없다. 특히 우리 나라와 같이 대학 간판이 인생의 전부로 여겨지는 사회에서는 하버드에서와 같은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

오히려 나는 학교의 주인이 학생이어야 하며, 교육이 인간의 기본적 권리로 이야기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수의 엘리트를 양성하는 것도 물론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금전적, 경제적 이유로 인하여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또한, 학습에 대한 어떠한 의지도 존재치 않는 이들에게 학문에 대한 허위 의식만을 가득 품게 만드는 사회 역시도 변화해야 한다. 이는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 중 하나인 평등의 실현을 위해 중요하며 궁극적으로 다양성에 기초한 안정적 사회를 위하여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베트남을 '제3 세계의 망해버린 나라'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도 못내 마음이 걸린다. 물론 베트남은 경제적으로 미국이나 우리나라에 비해 많이 뒤쳐져 있다. 하지만 우리와 다른 사회 체제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번영하지 못했다고 하여 이러한 표현으로 한 국가를 묘사하는 것은 경제결정론적 오류이며 동시에 지나친 엘리트주의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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