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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자의 독 (애장판)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8월
평점 :
유키오 씨가 정말 그런 무시무시한 짓을 저질렀다고 해도 이모는 입을 다물 거야. 나도 어리석은 자가 되기로 마음 먹었으니까. 몸속에 독을 품은 채 살아가는 어리석은 사람. 그게 그대로 독으로 남을지, 아니면 약이 될지 몰라도 어쨌든 그렇게 살기로 했어. (p182)
[추천❗️]
- 사건보다 인물의 서사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
- 복선 회수를 좋아하시는 분
1985년, 도쿄로 상경한 요코는 직업소개소에서 우연한 계기로 기미를 만나 친구가 된다. 이후 요코는 기미의 소개로 한 저택의 가정부로 일하게 되고, 그곳에서 저택의 주인 난바와 그의 양자 유키오를 만난다. 동생이 죽은 뒤 빚 독촉과 조카 다쓰야를 돌보느라 힘든 나날을 보내던 요코는 기미와 유키오를 통해 비로소 삶의 안정을 찾지만 갑작스러운 난바의 죽음으로 그의 평온한 생활은 금세 무너져 내린다.
이 작품은 1985년, 2016년, 1965년을 오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렇게 시대에 따라 각 인물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사건과 전말이 조금씩 밝혀지는 구조이다. 물론 처음에는 각 이야기 사이의 연결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선 내용을 잘 이해하고 따라간다면, 점차 드러나는 사건의 진실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1965년 폐광 마을에서 일어난 탄광 사고와 살인 사건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상의 관심에서 배제된 이 사건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뀐 노조미와 유우의 이야기는 어쩌면 작가가 작품을 통해 진정으로 남기고자 하는 메시지,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고 싶다는 욕망에서 시작된 악의를 과연 개인의 잘못으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들이 품었던 악의는 마치 독처럼 연쇄적으로 퍼져 나간다. 지쿠호의 작은 마을을 넘어 도쿄까지. 그렇게 시대에 맞서려 했던 어리석은 자는 늘 그렇듯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