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호랑이
네주 시노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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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실제로 수십만 가정이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계획적인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 그 더러운 속옷, 그 수치스러운 일은 내 것이 아니라 우리 것이다. 그건 우리 모두의 것이다.


어린 시절 의붓아버지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 네주.

이 책은 작가가 겪은 지난 날의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낸 자서전이다.


책을 읽으며 이토록 분노한 적은 처음이었다. 


그는 자신의 범죄행위를 합리화하며 모든 책임을 네주에게 돌렸다.

그의 지인은 9살 어린 아이를 강간한 그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증언했다.

여동생은 그가 네주를 강간했을지언정 자신에게는 그러지 않으리라 확신했다.

이웃사람들은 파렴치한 범죄를 고소하여 동네 평판을 떨어뜨린 네주에게 등을 돌렸다.


현실은 이리도 잔혹했다.

어찌 가해자가 살기 좋은 세상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그런 상황에서 버텨낸 네주는 어쩌면 생존자라고 불러야 마땅했다. 


우리 주변에는 생각보다 많은 생존자들이 존재할 것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검열하고 지배자가 되지 않기 위해, 악이 되지 않기 위해 신중을 기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이들에게 자그마한 위로를 건넬 것이다.

나도 당신과 같다고 함께 이겨내자고. 

차가운 세상 아래 그들의 연대는 이토록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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