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은 소녀 주변으로 문, 관람차, 시계, 도로가 어지럽게 그려진 표지가 무척 환상적이에요.과연 무슨 이야기일까? 호기심이 일어납니다.이 이야기는 30년도 더 된 성수대교 참사에 관한 이야기에요.그때의 현실을 반영한 판타지소설입니다그러던 어느날 새별이 꿈에 자신과 닮은 여학생이 자꾸만 나타납니다.그리고 수많은 문과 그 문에서 새어나오는 빛을 따라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자꾸만 이상한 장면들을 생생하게 봅니다.왜 자꾸 이런 꿈을 꾸는 걸까?도대체 나랑 닮은 저 소녀는 누구일까?새로 전학온 기이한 것들을 좋아하고 추리도 좋아하고 아는 것도 많은 연휘는 새별이가 꾸는 꿈의 정체에 한 발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캐릭터예요.친구 연휘 덕분에 새별이가 꾸는 꿈은 사실 엄마가 꾸는 꿈이란 걸 천천히 추리해 나가게 됩니다.엄마가 꾸는 꿈을 새별이가 똑같이 꾸고 그 꿈이 잠이 깨고도 생생히 기억나고 또 그 꿈들이 현실 속의 어떤 지점과 연결이 되고.새별이는 꿈의 의미를 퍼즐을 맞추듯 하나씩 맞추어나갑니다.이게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설정이고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입니다.이 설정이 무척 신선하고 흥미로워서 책장이 술술 넘어갔어요.뒤로 갈수록 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어요.하나씩 실타래가 풀리고 미선씨와 새별이는 서로의 아픔을 알게되고 그 안에서 스스로 조금은 그 상처를 극복해갑니다. 그 과정이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게 전개되어갑니다.미선씨가 죽은 옛친구의 집을 찾아가는 장면부터는 너무 슬퍼서 눈물이 뚝뚝.늘 악몽속에 살던 미선씨가 조금은 편안하게 돌아갈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꿈을 걷는 소녀는 다른 사람의 꿈을 본다는 흥미진진한 소재를 통해우리 사회의 사회적 참사에 대해서 다룹니다.미선씨 책임이 아닌 어쩔 수 없이 우연히 일어난 일에미선씨는 몇십년을 죄인처럼 살아옵니다.과연 누구의 책임일까?좀 더 이 사회가, 나라가 모두를 보호해주고 안전하게 해줄 순 없었을까?모두의 안전을 위해 사회와 국가는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그리고 이런 사회적 참사로 너무 가슴 아픈 일을 겪은 가족과 친구들.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을 우리 사회는 너무 방치하고 있는 건 아닐까?사회적 참사를 막진 못했지만 그 후에 남은 사람들의 아픔까지 사회가 책임을 져주어야 하지 않을까? 남은 유족들의 심리치료같은 것도 꼭 지원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미선씨를 보며 들었습니다.자꾸만 대형참사가 발생하는 요즘 시대점점 더 불안해지는 시대 속에서 모두가 다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좀 더 살기좋은 세상이 되면 좋겠어요.모두가 잊지않고 기억하고 마음을 나누는 방법뿐이라는 작가님의 말씀처럼이 책을 읽고 나면 더 그런 생각이 듭니다.꿈을 걷는 소녀는 청소년들의 흥미를 잡아두면서도 묵직한 주제, 생각해 볼 문제들을 던져줍니다.간결하고 깔끔한 문장, 사건 위주의 빠른 전개가 책장을 술술 넘어가게 합니다.이야기 속 남자 친구들 캐릭터도 매력적이었어요.재미와 의미를 둘 다 가진 이야기입니다.다 읽고 나니 꿈을 걷는 소녀라는 제목이 더 마음으로 와 닿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