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니어스에서 천재 작가 토마스 울프가 편집자 맥스 퍼킨스에게 “톨스토이가 당신을 만났다면 전쟁과 평화가 아니라 그냥 전쟁만 남았겠지”라고 말한 대사가 생각난다. 안나 카레니나뿐 아니라 모든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지나치게 세세하게 표현한 나머지 도무지 책의 끝장을 보기 힘들다는 뜻에서 무척 공감되는 말이다!
지루한 코로나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유럽 여행서를 일부러 찾아본 것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저자의 신뢰도가 높아 읽기를 두 번 고민하지 않았다. 방대한 유럽의 역사적 사건과 유적지들의 사연들을 깊이 있게 다루기엔 짧았던 여행 기간만큼 얄팍한 책의 지면이 아쉬웠다. 더 다양한 콘텍스트를 그가 사고하는 방식으로 녹여내 독자들에게 보여줄 수 없었음을 저자인 그가 제일 아쉬웠으리라 생각한다.저자의 동선을 구글맵으로 쫓으며 장소마다 북마크를 하는 것은 언젠간 끝날 코로나를 대비해 여행을 준비하는 큰 기쁨이 되었다. 상호를 밝히지 않았지만 몇 가지 주어진 힌트로 그가 칭찬한 맛집이 어디인지 알아내는 것도 즐거운 보너스였다. 어서 두 번째 책이 기다려지는데 코로나로 한동안 여행을 가지 못하는 건 저자도 마찬가지일 테니 그냥 마음 푹 놓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다.
습관의 힘은 바로 연쇄작용이다. 습관 하나가 핵심 기조로 작용하기 시작하면 관련된 모든 행동과 선택에 영향이 미치게 되고 장기적으로 볼 때 인생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침에 운동을 했다 - 늘 그랬듯 저녁에 영화 보며 맥주를 마시려고 했지만 아침에 운동한 내 몸을 망치게 하는 것 같아 참아보기로 했다. 영화 대신 책을 보기로 결정했다 - 다음날 아침 운동 덜 괴로워졌다. 어제보다 시간을 늘려 러닝머신 위를 달렸다. - 저녁에 뭘 할까 망설임 없이 책을 읽었다. - 아침이 되면 당연히 운동을 한다.이 책을 읽으면서 일주일간 내가 직접 체험한 습관의 힘이다. 나는 운동을 좋아하지 않았고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저자의 말 대로 연쇄작용의 힘을 느끼게 될 쯤 운동이 핵심습관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의 나는 운동이 즐겁고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습관에 지배당할 것인가 습관을 지배하며 살 것인가. 습관의 힘에 부디 휘둘리지 말고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유용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기를 스스로 명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