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나눔수업 - 자아존중감과 소통의 리더십을 키워주는 나눔교육 이야기
전성실 지음 / 착한책가게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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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몰랐다.

정이 많아서 자잘한 것들을 나눠주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것이 진정 나눔인지,

행복감을 얻기 위한 나의 이기적 양심에서 비롯된 것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괴로웠다.

 

버스에서 짐을 많이 들고 탄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

친구를 위해 친구가 부탁한 쓰레기를 대신 버려주는 것,

길을 묻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는 것,

지하철 계단에서 쑥떡을 파는 아주머니에게서 떡을 믿고 사주는 것,

내겐 이런 사소한 것들이 전부 배려였고 나눔이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괴로움이 있었다.

어디에 '가치'를 부여해야 하는지 잘 몰랐고, 내가 나눔을 베푸는 대상이

그걸 소중히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내가 자리를 양보해드린 할머니 입장에서는

젊은이가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고,

친구는 자신의 쓰레기를 나한테 부탁하는 것이 '별거 아닌' 일이었고

길을 묻는 사람은 내가 대답하는 즉시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자리를 뜨는 것이 '예의'였고

떡을 파는 아주머니는 떡집에서도 아닌 지하철에서 낮선 사람을 믿고 떡을 사는 내게

처음엔 1000원이라고 했다가 2000원을 달라고 하는 것이 '옳은' 일이었다.

 

나는 이렇게 베풀면서 상심도 하고 좌절도 했다.

의연하게 생각하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세상 사람들 마음이 다 내 마음 같지가 않고

사소한 것도 고마워 하는 나와는 달리

배려를 배려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는 것이 씁쓸했다.

나눔을 정말 해야할까?

이익을 따지자고, 주는대로 돌려받자고 한 것도 아닌데,

그저 나누면 기쁨이 두배가 되는 마음에 그런 것인데

사람들의 태도는 나를 서운하게 만들었고 절망시키기도 했다.

어쩌면..내가 잘못된 나눔을 하고 있는걸까?

혹 나도 내가 받는 '나눔'을 모르고 지나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저런 고민에 빠져있을 때,

<아름다운 나눔수업>은 내게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었다.

나눔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남에게 베푸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그리고 사회와 관계 맺는 방식이다.

일방적으로 배려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교감하는 것이라고!

 

책에서는 이런 내용이 있다:

'서로 받고도 모르고 주고도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서로 알아주게 되면 더욱 나눔이 쉬워지고 재미있어집니다.'

작가는 연대기를 하루 단위로 써보라고 조언한다. 나눔연대기!

하루 단위로 작게 생각해서 내가 받은 나눔, 준 나눔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쓰는 것이다.

 

나눔에 대해서 자신이 없었던 부분을 고칠 수 있을 것 같다.

이걸 가장 먼저 가족 단위에서 실천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나눔에 대한 나의 가치관도 생겼다.

돈, 재능,시간, 지식 등을 하나의 가치를 통해 모두 한 번에 할 수 있는 나눔이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나눔이라는 거다.

이제 조금은 쉽게, 조금은 덜 고통스럽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을 것 같고,

나를 거쳐가는 아이들이 앞으로 더 생긴다면 내가 깨닫게 된 책의 내용을 전달해주고 싶다.

그 아이들은 조금 덜 혼란스럽게, 조금 덜 고통스럽게

오히려 당당하게 나눔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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