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의 패션 -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BIG IDEA
보니 잉글리시 지음, 김정은 옮김 / 미술문화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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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들의 업적외에 철학까지 한꺼번에 들여다 볼 수 있어서 감미롭고 의미있는 책이었다. 또한, 문화를 패션에 도입하기도 하고, 고전적 아름다움으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는 디자이너들의 디자인 방식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다.   

사람 얼굴이 각기 다르듯, 디자이너들 역시 서로 다른 성격의 디자인 방식이 있는데, 이들을 한데 모아놓아 볼 수 있어 나의 디자인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디자이너들은 발렌티노와 장-폴 고티에였다. 발렌티노는 자신은 트렌지하지 않다고 했다. 매혹적이며 섹시하고 매우 여성스러운 그 무엇인가를 만들고자 했다. 아주 짧은 시즌만을 겨냥한 옷은 결코 아니라고 했다. 이 구절을 읽었을 때 늘상 내가 해왔던 다짐, 시대를 뛰어 넘어, 유행을 타지 않는, 언제 어디서 누가 보아도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을 해보고 싶다는 다짐이 불타올랐다.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그 기준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여성이라면 누구나 아름다워 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그는 여성스러우면서도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에 차 있는, 아름다운 여성의 완벽한 룩을 찬양했다고 한다. 또한 발렌티노의 작품의 아름다움이 영원할 것이라고 그의 고객들이 말했다. 모든면에서 완벽한 비례를 갖춘 그의 스타일, 나도 나만의 개성을 살려 세월이 흘러도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

장-폴 고티에는 변화를 중요시 하였고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았다. 그는 가장 재미있는 사람은 항상 형편없이 차려입은 사람이라고 했으며, 남성을 위한 스커트, 킬트를 만들었다. 고정관념을 깨뜨린 예시가 아닐까.

마지막으로 '나는 옷을 디자인하지 않는다. 나는 꿈을 디자인한다.' 라는 구절에서 큰 감동을받았다. 그렇다, 옷은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주기도 하지만 위축되게 만들기도 한다. 어찌 보면 겉치레를 한다는 가장 원시적인 근본은 같지만 양면성이 있다고 해야 할까. 우리가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도 하고, 주눅들어 초조하고 불안한 생각에 잠겨있게 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여러모로 나만의 디자인 철학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많은 교훈과 가르침을 얻었다. 그리고 디자이너들의 개성은 각기 다르지만, 사람을 위한 디자인을 한다는 그들의 따뜻한 감성은 하나인 것 같다. 또한 콤므 데 가르송의 철학인 '전에 보지 못한 것, 반복되지 않은 것, 대신 미래를 보는 새로운 발견' 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 역시 같은 마음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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