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의 변신 초록달팽이 동시집 32
박이후 지음, 김순영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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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으로 노래하며 슬프거나 외롭고 아픈 이들을 위로하고 싶다는 시인의 시들은 아이의 마음을 비추는 따뜻한 거울과 같다. 그 동시 속에는 상처받은 이들을 향한 시인의 다정한 눈빛과 세상을 바라보는 깊은 온기가 담겨 있다.

좌충우돌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에게 당신의 시를 건네고 싶다는 시인의 마음은 <취급주의> 를 읽으며 고스란히 전해온다. 그 한 편의 시를 통해, 사춘기 아이의 내면이 얼마나 여리고도 순수한지, 그 마음을 지켜주고 싶은 시인의 따뜻한 손길이 느껴진다.

“재촉하지 마세요, 기다려주세요.”라는 구절은 마치 아이가 나에게 말을 거는 듯 아이의 마음을 잘 대변하고 있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이 시에서 깊은 공감을 느낄 것이다.

<퍽의 변신> 에서는 ‘퍽’이 ‘펑’으로 바뀌는 순간 아이들이 꽃처럼 활짝 피어나는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시가 주는 생기와 따뜻함이 미소를 자아낸다. 퍽이 펑이 되는 순간 우리 아이들이 꽃처럼 펑,펑, 펑 피어나면 좋겠다.

<노란 길> 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를 ‘지팡이가 읽는 글자’로 표현한 발상이 인상적이었고, 시인의 섬세한 관찰력과 재치를 통해 세심한 배려와 따뜻한 시선을 전하고 있다.

<고슴도치 대하는 방법>]은 마치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빗대어 표현한 듯해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데 특히, 마지막 행은 읽는 이의 마음에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목감기> 를 읽으며 매년 가을이면 딸을 위해 생강차와 모과차를 끓여주던 친정엄마 생각에 코끝이 시려온다. <얼마나 답답하실까>는 시인의 할머니에 대한 애정이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시를 읽다보면 문득 그리운 할머니의 얼굴이 눈가에 아른거린다.

<초대장> 을 읽으며 돌아가신 시아버님 생각이 나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대추나무에서 가장 좋은 대추를 먼저 따 주시던 모습, “느그 부모한테도 잘해야 한다.” 하시며 홍시를 쥐여주시던 따뜻한 목소리가 아련히 되살아난다.

<직선을 곡선으로> 는 감정을 선으로 표현하다니 참신하면서도 따뜻하다. 직선이 곡선으로 바뀌며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순간, 마치 할머니의 국수처럼 따뜻한 사랑이 느껴진다. 독자로 하여금 할머니의 국수처럼 부드럽게 춤추는 비법을 알고 싶어지게 한다.

<늦가을>은 자식들을 위해 쉼 없이 일하시는 부모님의 뒷모습이 떠오르게 한다. 시 속 ‘파란 이불’은 정겨우면서도 마음 한켠이 시린다

<은행나무 비밀기지> 를 읽고 있으면 어느새 나 자신이 은행나무가 되어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은행나무의 소망이 꼭 이루어지길 바라며, 마지막으로 고래숲이 있다면 그 넓고 깊은 숲 속으로 걸어가 보고 싶게 하는 <고래숲> 은 시인의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이 동시집은 아이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게 하는 거울이자 부모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선물 같다.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삶의 소중한 순간들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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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 터트리려고 초록달팽이 동시집 30
랄라 지음, 김순영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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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라 시인의 시집 제목은 도대체 뭘 “팡” 터뜨리려는 걸까?
시인의 말은 어린 독자에게 전하는 편지처럼 다정해서 책을
펼치기 전부터 51편의 동시들이 하나의 놀이처럼 즐겁게 다가올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눈맞춤〉과 〈잘했어〉의 화자를 떠올리면, 사춘기 우리 아이들이 자신을 토닥토닥 쓰다듬고 사랑하며, 스스로를 기꺼이 칭찬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나기를 바라게 된다. 그런 상상을 하다 보면, 동시를 읽는 내 얼굴에도 절로 미소가 번진다.

〈잘 찾는 법〉은 세상을 긍정의 눈으로 바라보는 마음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세상 곳곳이 행복으로 가득 찬 놀이터가 되지 않을까. 〈사랑받는 방법〉에서 동시에 등장하는 아빠의 모습은 깊이 공감된다. 〈괜찮다〉 속 할머니를 사랑하는 아이의 마음에서는 잔잔한 온기가 전해지며, 나 또한 그 아이처럼, 날마다 새로운 관계를 맺고 이어 가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아빠 몰랐지?〉의 화자는 참으로 사랑스럽다. 〈걱정이 걱정을 낳는 밤〉에서는 환경을 걱정하는 아이의 마음이 기특해 보이다가, 후반부의 재치 있는 반전에서 피식 웃음이 터진다. 떨어지는 단풍잎을 손 흔드는 모습으로 바라본 시인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단풍잎〉, 제목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달달한 달〉은 어린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다시 보게 만드는 동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동시는 〈예쁜 눈〉이다. 세상 모든 것을 예쁘게 바라보는 어린 아이의 눈을 잠시라도 느껴보고 싶게 만든다. 〈와!〉라는 감탄사처럼, 아이들이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감탄할 줄 아는 어른으로 자라났으면 좋겠다.

랄라 시인의 동시는 동심을 섬세하게 살려내어 읽는 이의 얼굴에 웃음을 머무르게 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준다. 이 동시집은 아이들뿐 아니라,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에게도 내 안의 어린아이를 다시 깨우는 기쁨을 선물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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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소년 슈퍼맨 초록달팽이 동시집 29
김춘남 지음, 배순아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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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의 하늘을 나는 슈퍼맨은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 보인다. 제목을 처음 보고 사춘기를 다룬 동시집인가 싶었는데, 김춘남 시인은 동시를 ‘까칠한 사춘기’에 비유하며 자신을 하늘을 날고 싶은 ‘비행소년’으로 표현하고 있다. 사춘기 절정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책 제목에 홀린 듯 끌렸다. 이 동시집은 반항적이고 까칠한 사춘기의 다양한 얼굴을 그려내고 있다.

총 5부로 나뉜 이 책은 〈주인공은 누구?〉로 시작해 언어유희의 묘미를 선사한다. ‘뻥튀기’ 장면을 〈길거리 버스킹〉으로 표현한 시인의 날카로운 시선을 바라보며 신선했다. 특히, 사춘기 소년을 그린 〈슈퍼맨〉은 겉으로는 거칠지만 속엔 꿈과 불안이 꿈틀대는 모습이 생생해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달팽이 아줌마〉에서는 “어서 나으세요!” 마음속으로 기도하는 아이의 따뜻함이 전해져 읽는 이의 마음을 사르르 녹게 한다. 〈나만 빼놓고〉는 소외감을 솔직히 드러내 사춘기 심리를 꿰뚫어 보여준다.

제목부터 눈길을 끄는 〈발님〉은 가족을 위해 묵묵히 일하는 아버지의 발이 떠올라서 독자로 하여금 울컥하게 만든다. 까칠함 속 숨겨진 따뜻함과 성장을 포착한 이 동시집은 공감의 위로와 동시에 안도감을 준다.


이 동시집은 아이들의 마음속에 숨은 따뜻함과 성장의 가능성을 놓치지 않고 있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읽으면 더욱 공감이 될 것이다. 사춘기 자녀가 아니라도 아이들의 속마음을 엿볼수 있는 재미난 동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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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기다려 초록달팽이 동시집 31
박해경 지음, 채승연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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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경 시인의 『내 이름은 기다려』는 초록달팽이 동시집 31번째 권으로,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일상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으로 각 부는 가족, 자연, 시간, 이웃, 그리고 기다림이라는 주제로 펼쳐진다.

1부에 실린 <땅속 시계>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느끼는 상상의 날개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으며, <나비 엘리베이터>에서는 할머니의 마음이 포근하게 전해진다.

2부에서는 산수유 꽃을 신호등에 비유한 <노란 신호등>의 발상이 신선하면서도 돋보인다.
<그림자> 동시는 아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3부 중 <따뜻한 말>은 동물을 가족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친정엄마의 얼굴이 떠오르게 하고, <바람 전화기>를 감상하다보면 나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안부를 전하는 바람 전화기 같은 존재이고 싶어진다.

4부에서는 할아버지 지팡이 소리를 노크 소리로 비유한 <노크>의 시적 표현이 참신했고, 그 중 정이 넘치는 동네 상가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동시 <X받은 동네>가 눈에 들어왔다.

마지막 5부 ‘내 이름은 기다려 ’에서는 표영민 작가의 그림책 <혼자 있을 때, 나는>과 <나는 기다립니다>의 그림책 장면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간다.

순수한 아이의 행복과 기다림을 담은 <미쳤다 컵라면>을 보면서 하루 세끼 컵라면을 줘도 좋아하는 우리 집 막내 생각이 나서 웃음이 나고, 컵라면 하나에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엿볼수 있어서 흐뭇하면서도 사랑스러웠 요다.
<첫눈> 시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하늘을 바라보게 되고 첫눈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생각만 해도 설레며 독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아이들과 소통하며 위로를 주려 쓴 시들이 오히려 위로가 되었다고 고백하는 시인의 말에 절로 공감이 된다.

아이들과 마음에 드는 시를 골라 낭독하거나 시에 대한 느낌을 자유롭게 나누어도 좋을 것 같고, 맘에 드는 시를 골라 창작하거나, 연극놀이의 기법을 활용하여 소리나 몸짓으로 표현해보는 활동을 해도 반응이 좋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대상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동시를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이 동시집은 전체적으로 아이들의 진솔한 마음을 이해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며, 어린이 뿐 아니라 어른 독자 역시 동심으로 돌아가 향수에 젖어들며 내면에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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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구워 먹기 초록달팽이 동시집 28
이시향 지음, 민지은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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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향 시인의 동시집을 읽으며 ‘잘 쓰는 시보다 진심이 담긴 시를 쓰고 싶었다’는 시인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그 말처럼, 그의 시에는 향기가 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은은하게 피어나는 시의 향이 마음 한구석을 따뜻하게 덮어 준다.

풍선을 닮은 <도라지꽃> , 햇살을 담은 <햇살 주머니> , 어릴 적 달팽이의 더듬이를 만지던 기억을 소환하는 <달팽이 생각> , 저녁놀의 동요를 닮은 <노을> 등등 짧은 구절마다 어린 시절의 감정이 아련히 담겨있다.

가을의 깊은 향기가 스며드는 <모과>는 모과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듯하고, 자연이라는 집이 그리워 다시 길을 나서는 <민.......달팽이>의 여정이 왠지 부럽게 느껴진다.

<소독차>는 하얀 연기를 내뿜는 소독차를 따라 달리던 어린 날의 웃음소리가 문득 귀에 맴돌고, 그 시절의 순수함이 되살아난다.

<숨바꼭질하는 양말>에서는 일상의 사소한 풍경을 소재로 양과 말로 새롭게 의미부여하여 유쾌하면서도 신선했고, <낮달> 을 바라보는 아이와 엄마의 대화에서는 사랑이 몽글몽글 번지며 사랑스러운 얼굴이 그려지며 절로 미소짓게 만든다.

<꿈틀 낙지> 를 따라가다 보면 꿈틀대는 낙지탕탕이가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 광경이 선명하게 그려지고 입가에 군침이 돌게 한다.

책제목이기도 한 <초승달 구워 먹기> 는 왜 책표지에 어두운 색을 사용했을까? 궁금했는데 시인의 상상력과 따스한 유머가 재미있기도 하면서 그 속에 요즘 아이들의 고단한 일상을 함축적으로 내포하고 있어서 마음이 씁쓸했다.

<그림 그리는 저어새> 는 시인의 관찰력과 감수성이 빛이 나는 동시였고, <우리에게는 새로운 것이 필요해> 에서는 우리 아이들이 틀에 박힌 획일화된 교육이 아닌 자유롭고 창의적인 세상을 맘껏 누리기를 바라는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네를 타면>을 읽으면 그네 하나로 세상이 행복했던 나의 유년시절과 잊고 있었던 내 아이들의 소중한 추억이 떠오른다. <눈사람 어디 갔어?>에서는 사라져가는 겨울의 순수함과 지구 온난화로 아픈 지구의 고통이 동시에 느껴진다.

시 속에는 웃음과 그리움, 그리고 삶을 담담히 위로하는 온기가 들어 있다. 또한 그의 시에 자주 등장하는 태화강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게 한다.

<흐놀다>하는 표현이 생소했지만 새로운 낱말의 의미를 알게 되어 좋았으며, 어쩌면 시인이 사랑했던 반려견이 그리워서 지은 동시는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시향 시인의 동시집은 잊고 있던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나를 불러내어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며, 시인의 섬세한 시선에 감탄과 기쁨을 느끼게 한다.

시인의 따뜻한 감성 속에서 태어난 동시들이 오늘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마음을 햇살처럼 따스하게 위로해주면 좋겠다. 시인의 마음을 비추는 맑은 거울 같은 시들을 넘기다 보면 아름다움 속에 작은 씁쓸함이 오래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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