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큐정전 범우문고 194
루쉰 지음, 허세욱 옮김 / 범우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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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분량의 ‘아큐정전’을 읽고나면 이솝우화의 ‘여유의 신포도’ 가 연상된다. 이 책은 가상의 인물 아큐를 청나라 사람들로 비유하여, (아큐에서 아는 접두어고 Q는 청나라 사람의 변발을 의미한다.)  당시 세태에 경종을 울린다.  저자는 짧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어리석지만 마치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청나라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쓰지 않았을까?


아큐라는 동네 청년이 있다. 그는 집이 없이 동네의 절(?) 같은 곳에서 잠을 자고, 동네 부량아에들에게 때때로 괴롭힘을 당한다. 그는 진정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전형적인 비겁한 사람의 표상이다. 그는 동네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면 “아들이 아버지를 때린다. 사람이 벌레를 때린다” 라고 생각을 바꿔서 자신을 합리화한다. (이는 루센의 정신승리법 이라고 불린다.) 반면, 약자인 여승을 희롱하고 볼을 꼬집기도 한다. 이런 아큐는 동네 부자 조 나리 집의 여종에게 수작을 부리다가 적발되 호되게 당하고, 그는 성안으로 들어간다. 그는 그곳에서 장물을 가지고 와서 성밖 사람들에게 판매하지만, 그가 장물을 훔쳤다는것이 밝혀지자 모든 것이 녹록치 않다. 

 그때 성 밖에서는 혁명의 풍문이 들려온다. 부자의 물건을 훔쳐 모두에게 나눠준다는 혁명 구호를 그는 열렬히 환호한다. 그는 분위기에 들떠 “혁명이다! 혁명이다!” 고 외치고 다니며, 도래하던 혁명당의 일원이 되기위해 가짜 양놈에게 가입을 부탁하지만 결국 거절당한다. 그리고 얼마후 조부자집에 도둑이 든다. 그리고 아큐는 자신이 하지도 않은 조부자 집 도둑질이라는 이유로 체포당한다. 그리고 그는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고 총살을 당한다. 그리고 청나라 사람들은 그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른채 총살을 당했다는 것은 분명 무언가 잘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짜이 밀레가 

정신승리로 대변되는 합리화 

불합리한 상황을 바꾸려는 노력 대신 자신의 관념을 바꿔서 현실 도피를 하는 아큐를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본다. ‘여우의 신 포도’ ‘아큐의 정신승리’ 처럼 나도 내가 원하는 목표에 대한 어려움을 지레 겁먹고, 그것을 폄하하며 합리화하고 있지는 않는지 반성해본다. 


나는 소설을 쓰고 싶다. 나의 가치관가 사회의 지향점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 진지한 이야기를 진지하지 않게, 많인이 읽을 수 있도록 글을 쓰고 싶다. 이런점에서 짧은 분량의 이 책은 내게 큰 자극이 되었다. 거창한 전기나 사설이 아닌 이야기를 통해 독자에게 삶의 중요한 가치들을 생각해보고, 지금을 돌아보게 하는것, 그것이 내가 꿈꾸는 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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