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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포르투갈 - 산티아고 순례길, 지금이 나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라면
한효정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11월
평점 :
<지금 여기, 포르투갈>
🇪🇸🇵🇹산티아고 순례길..
✔️저에게도 특별한 단어입니다.
3년 전쯤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고 싶어서 어렵게 아내에게 허락도 받고, 마음의 준비까지, 모든 준비가 다 됐다 생각했을 때 코로나 바이러스🦠 가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하늘길이 막히고 끝내 산티아고를 걷겠다는 계획은 물거품이 됩니다.
2022년부터 조금씩 코로나가 감기처럼 여겨질 때쯤 다시 산티아고가 아른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내가 지금 사는 곳으로 직장을 옮기게 되어 대전에서 10년 넘게 운영하던 안경원을 폐업하고 한창 우울감에 빠져 있을 때라 잘됐다 싶어서 아무도 모르게 항공권을 검색하고 있었죠.
그런데 무릎이 아프기 시작하고, 설상가상으로 2022년 11월, 편의점으로 도시락을 사러 가던 중 횡단보도에서 파란색 랩핑을 한 BMW에 무릎을 부딪치게 됩니다.
통증이 별로 없어 그냥 넘어가려는 중에 <미래의 나>에게서 무릎이 고장 났다는 신호를 받게 되어 보험접수를 하고 다행히 연골 파열을 알게 되지요. 그리고 수술을...
그렇게 2023년 산티아고 순례길은 또 물 건너갑니다.
순례길이 물 건너 간 걸 알고 난 이틀 후,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왔습니다.
아직 산티아고 순례길을 포기하면 안 된다는 <미래의 나>의 메시지일까요.
벌써 40대 중반에 왼쪽 무릎 연골판은 50%밖에 남아있지 않지만, 다시 도전할 겁니다.
🚶♀️<지금 여기 포르투갈>을 쓴 한효정 작가는 만 60이 된 해에 두 번째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왔습니다.
당연히 저도 포기하면 안 되겠죠?
난 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싶어 하는 걸까?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빨리빨리에 익숙해져 자신에 대해 느리게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습니다.
몇 백 킬로미터를 천천히 걸으면서 나에 대해 철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회이기 않을까 생각됩니다.
인생의 반이 지나가기 전에 <나의 걷기>로 나 자신에 집중하고 싶고, 은퇴 후의 순례길보다는 은퇴하기 전에 꼭 걸어보고 싶습니다.
바쁘게 정신없이 사느라고 나 자신에 대해 놓쳤던 것들을 기억할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들어 꼭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가톡릭 신자이기도 합니다.)
작가님은 만 60에 다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지금은 삶의 전성기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진정한 나일 수 있는 시간을 느낄 수 있죠.
한효정 작가님은 어떻게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했는데 <지금 여기, 포르투갈>을 읽고 알 수 있었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열망을 다시 한번 불태울 수 있었던 <지금 여기, 포르투갈>
오랜만의 여행 에세이.
‘여행 에세이는 이렇게 써야 하는 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상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