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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생각의 출현 - 대칭, 대칭의 붕괴에서 의식까지
박문호 지음 / 휴머니스트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박문호 박사의 저서 <뇌, 생각의 출현>은 우주 빅뱅에서 인류의 의식 탄생까지를 뇌과학으로 연결한 명저이다. 일반인이 읽기엔 너무나 방대하고 전문적인 내용이라 읽기에 다소 무거운 책이지만, 과학에 진심인 독자라면 박문호 박사의 사유의 깊이에 감탄할 것이다.
좋은 책이지만 굳이 책을 비평하자면 몇가지 아쉬운 점을 지적할 수는 있겠다.
1. 생물학적 환원주의의 심화
인간의 복잡한 정신, 언어, 문화적 현상을 지나치게 뉴런의 전기신호와 분자 생물학적 작용으로만 환원하여 설명한다.
2. 비전문 분야의 과감한 도약과 비약
저자의 본래 전공은 전자공학이며, 뇌과학 전문 학술지에 동료평가(Peer-review)를 거친 논문을 발표하는 정통 연구자는 아니다.
물리학의 '대칭성' 개념을 생물학적 의식의 출현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학문적 엄밀성보다 직관적 비약이 개입되는 점이 있다.
3. 설명의 부재와 기계적 사실 나열
원리와 개념을 차근차근 풀어주기보다, "시냅스에서 물질이 분출되어 의식이 된다" 식의 선언적 결론이 몇 군데 있다.
독자가 '왜 현상이 일어나는지' 이해하기 전에 복잡한 뇌 기능과 구조 명칭을 암기하도록 나열하는 경향이 있다.
4. 압도적인 진입 장벽과 불친절한 전개
인간의 뇌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전에 우주 빅뱅, 소입자, 대칭성 붕괴 등을 장황하게 배치하여 초반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
배경지식이 없는 일반 대중이 읽기에는 전문 의학 용어와 화학식이 주를 이루어 가독성이 저하되는 점도 있다.
이 책은 뇌과학의 방대한 지식을 연결하는 '구조적 탁월성'을 지녔으나, 대중교양서로서는 지나치게 불친절한 구성과 비전문가로서의 학문적 비약이라는 명확한 한계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하겠다.
그렇지만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