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 특별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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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세이건,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호킹의 공통점을 들라면 모두 대표적인 '과학만능주의자'이자 '유물론적 환원주의자'들이라는 것이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과학 대중화의 기념비적인 역작이지만, 이를 기계론적 유물론(mechanistic materialism)과 과학만능주의(scientism/scientific absolutism)의 저작이라는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읽을 때는 몇 가지 쟁점들이 드러난다. 


1. 우주를 '거대한 기계'로 환원하는 기계론적 유물론

세이건은 우주를 물리 법칙에 의해 움직이는 인과관계의 집합체, 즉 '거대한 기계'로 보고 있다.

우주의 신비와 조화(Cosmos)를 오직 측정 가능한 물리/화학 법칙으로만 설명하려 함으로써, 우주에 존재하는 의미, 가치, 목적(텔로스, Telos)을 배제하고 있다. 


또한 생명체를 '진화의 우연적 산물'이자 '유기화학적 원리가 지배하는 물질'로만 규정하여, 생명의 정신적, 형이상학적 측면이나 목적론적 해석을 묵살하는 편이다. 이는 우주를 영혼이 없는 물질 덩어리로 전락시킨다는 비판을 받는다. 


2. 과학을 유일한 진리의 척도로 삼는 과학만능주의

세이건은 과학적 방법론이 객관적 진리에 도달하는 유일한 길이며, 다른 지식 체계(철학, 종교, 인문학)는 과학에 종속되거나 오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은 과학을 통해서만 증명되었다"라는 태도는 과학을 일종의 '세속적 종교'나 '교조적 믿음'으로까지 만든다. 이는 과학이 가질 수 있는 한계, 즉 가치 중립성이나 윤리적 문제 해결 능력의 부족을 망각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저자가 확실한 데이터가 부족함에도 외계 문명의 존재를 강하게 주장하는 것은 과학적 회의주의를 넘어선 낭만적 과학주의 혹은 과학 신앙에 가깝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 


3. '인간의 무의미성' 강조를 통한 역설적 인본주의

세이건은 광활한 우주에서 지구와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창백한 푸른 점)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겸손을 가르치는 듯하지만, 결국 인간의 삶에서 모든 궁극적 의미와 목적을 제거하는 허무주의로 이어질 수 있다. 인간 중심주의를 배제하려는 시도가 도리어 인류의 특별함을 부정하고, 물질적 존재 이상의 가치를 무시하는 관점으로 보인다. 


4. 역사적·종교적 맥락의 단순화 및 배제

세이건은 과학 발전 과정을 인류가 미신(종교)을 극복하고 이성으로 나아가는 일방통행적 서사로 묘사했다. 

또한 과학과 종교가 긴장 관계 속에 함께 발전해 온 복잡한 역사를 '암흑 시대(종교) vs 빛(과학)'이라는 이분법적 구조로 단순화한다. 이는 과학의 발전이 가져온 기술적 도구화와 그에 따른 파괴적 결과(환경 파괴 등)에 대한 인본주의적 성찰까지 과학 만능으로 덮어버리려는 시도로까지 보일 수 있다. 


결국 이러한 관점에서의 비판은 <코스모스>가 인류에게 겸손함을 가르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이성으로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다'는 과학의 오만함이 투사된 텍스트라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다.


기계론적 유물론자로서 칼 세이건은 <코스모스>를 통해 과학적 사실을 넘어선 '과학적 세계관'을 종교처럼 전파했다. 이러한 관점은 과학을 통해 인간을 계몽하려는 긍정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우주의 풍부한 의미를 기계적 인과관계로 축소하고, 과학이 도달할 수 없는 가치의 영역마저 과학의 이름으로 판단하려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기계론적 유물론자답게도 칼 세이건은 자신의 두 아들까지 둔 조강지처 린 마굴리스를 차버리고 눈 맞은 여인과 재혼, 그리고 세 번째 결혼까지 감행한다. 동물적 본능에 충실했던 환원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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