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볼 1 (양장) 소설Y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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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스노볼을 여기저기서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얀 눈이 내리는 아름다운 '스노볼'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겉에서 볼 때는 한없이 평화로워보이는 스노볼 속 세상. 실제로 그런 곳이 이 소설의 주요 배경이다. 하지만 스노볼 바깥은 이와 반대되는 춥고 힘든 곳이다.

영화 '트루먼쇼'가 떠오르기도 하다. 즉, '스노볼' 속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아닌 액터들이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그들은 보지 못하고 바깥 세상 사람들은 tv 속 그들의 삶에 울고 웃는다. 언뜻 보면 이본 그룹의 지원 아래 평화롭게 모든 것이 굴러가는 듯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추악한 진실이 자리하고 있다. 재벌, 미디어, 계급......지금 우리 사회가 직면한 화두와도 별반 다르지 않은 일이 '스노볼' 세계에도 일어나고 있다.

눈이 유독 많이 등장하고 계급 의식에 있어서 영화 '설국열차'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이 책은 17세 소녀들의 용기와 연대가 더 돋보인다. 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책에 몰입하게 만든다.

"나를 향한 금기와 한계를 깨기 위해, 나와 내가 사랑하는 존재들의 안전과 평온을 위해, 원래의 나라면 하지 않았을 일을 기꺼이 감내하고 이어 가는 것. 그게 세상을 바꾸는 일의 본질이야."

"생방송에 비친 악인의 모습은 결연하고 고귀했으며 악인을 처단하러 간 네 명의 소녀들은 파괴적이고 악랄해 보였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미디어는 사실을 보여줄 때조차 진실을 왜곡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는 각자 인생의 액터이자 디렉터가 되었다. 여기 있는 모두가 자신의 삶에 펼쳐질 드라마를 기대하며 잠들고, 하루하루 자신의 삶을 디렉팅하며 살아가는 데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마지막 페이지에 실린 조여수의 편지 속 한 구절로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너의 이름이 궁금해.

넌 네 이름을 잃지 마.

너로 살아가는 일을 함부로 포기하지 마.

-세상의 마지막 고해리가 되고 싶은 조여수로부터"

초반부터 끝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소설을 오랜만에 만났다. '스노볼'의 비밀이 궁금하지 않은가? 왜 소녀들은 닮은 얼굴을 하고 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을 풀어가는 재미가 가득한 '스노볼'. 나의 목소리를 잃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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