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 비평」도 그렇고 계간지를 읽을 때 가장 기대하면서 읽는 부분이 촌평이다. 문학계의 흐름과 우리가 다시금 성찰해 보아야 할 부분들에 대해 전문가들이 지식을 응집시켜 풀어주는 게 그렇게 유익할 수가 없다.
아동문학을 사랑하며 더 나아가 창작을 시도하는 입장에서 내가 어른의 시선으로 아이들을 재단하지는 않았는지 자문할 수 있었다. '주문 많은 도서관'에서 특히 그랬다. 요즘 중학생들은 진짜 이렇단 말이야? 하며 놀라기도 하고 나아가 학생들이 여전히 책을 찾는다는 사실에 반가웠다.
만화 '나는 어땠더라'에서도 볼 수 있듯 우리에게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인간에게는 이를 갈망하는 습성이 있으며 미성년자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그들에게 더욱 필수적일지도 모른다. 다만 이야기를 향유하는 방식이 그들에게 있어 꼭 책일 필요가 없을 테다. 쇼츠, 틱톡과 같이 짧은 영상이 시청각을 자극하는 세상에서 활자라는 매체를 이용한 스토리텔링이 어떻게 학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동화 7편(사실 동화라기보다 청소년 단편소설에 가깝다고 느끼긴 했다)을 읽으면서는 청소년 문학이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SF며 온라인 세상이 펼쳐지는 글들은 주제나 장르에 있어서 성인 문학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다만 작가들이 세심하게 심리 흐름이나 문장을 쉽게 써주어 좋았다. 나 같은 미숙한 독자에게는 되려 고마운 글들이었다.
(개인적으로 '앤'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예전에 김초엽이 본인의 수필집 '책과 우연들'에서 말했듯 나 역시 SF라는 장르를 빌렸지만 결국 우리네의 고민을 다루는 글들이 나는 참 좋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읽을 책 목록이 더욱 빽빽해졌다.
아이들이 눈물 흘리고 놀랐을 문장들을 함께 느끼고 싶어졌다.
읽고 싶은 책이 많아졌다. 독서 의지가 다시금 고개를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