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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바캉스 -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우수상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23
심보영 지음 / 웅진주니어 / 2019년 7월
평점 :
디즈니 영화 엘리멘탈이 여전히 흥행 중이다. 놀랍지 않다.
소울, 인사이드 아웃, 업... 많은 영화들이 그랬다.
이 영화들은 전체 관람가이면서도 어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다.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은,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에 오롯하게 잠기고 싶은 어른의 마음을 대변하는 지표가 아닐까.
식당바캉스의 주인공은 털보(대충 내가 지은 이름)다.
주인공이 어른인 것부터 타겟 독자가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다.
반복되는 직장의 팍팍함에 지친 털보에게 식당바캉스에 떠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식당 바캉스에서는 여러 화려한 음식들이 상상력을 더해 등장한다.
10m 앞 아니고 열 접시 앞
어묵 온탕과 냉면 냉탕
재료들이 춤을 추며 자연스럽게 비빔밥이 되는 고소한 공연
식빵에 파묻혀 잘 수 있는 숙소
음식들의 특징을 살려 일상과 접목시킨 점이 인상깊었다. 달리의 '가재와 전화'가 떠올랐다.
진지하게 보자면 귀여운 식재료들은 결국 먹히는 운명을 가졌는데 이건 마치 소세지 광고에 웃고 있는 돼지 얼굴을 쓴 것 같은 아이러니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나
음식이 상하면 어떻게 하지, 자의식이 있는 재료와 없는 재료의 차이는 무엇이며 이들이 불공평함을 느끼지는 않는지 등등을 고심해볼 수 있겠다.
그러나 이야기의 포인트는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 안다.
음식을 눈으로 촉감으로 가슴으로 즐기며 그 안에서 평화와 희망을 얻어보자는 게 그림책의 주제 아닐까.
책을 덮으며 오늘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지 행복한 고민을 시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