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보면 공룡 박사
박진영 지음, 최유식 그림 / 창비교육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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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잘못 골랐구먼. 처음 책을 받아들고 한 생각이었다. 아동친화적인 표지와 제목만 보고 가벼운 공룡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두께가 제법 있다.

이 책을 보고 나면 정말로 공룡 박사가 되어버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 유익한 내용이 가득

어린이가 읽기에 좋아보이는 표지 때문에 내용에 큰 기대가 없었다. 기껏해야 지상 최대의 포식자 티라노사우르스! 와 같은 정도를 생각했다. 하지만 웬걸, 어른이 될 때까지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흥미로운 내용들이 가득했다.

- 공룡은 무슨 색일까?

- 공룡은 어떤 소리를 냈을까?

별로 안 궁금했다가도 제목을 보면 호기심이 생겼다. 책을 읽으며 다시금 과학 상식이 많이 바뀌었음을 실감했다.

파충류 피부에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이들은 없고 깃털 덮인 귀여운 생명체들이 공룡으로 소개되고 있었다.

혀에는 5가지 맛을 구별하는 부위가 있다고 배웠으나 없어졌다. 내가 알던 공룡은 온데간데 없다. 과학적 사실이라는 게 이리도 끊임없이 변한다니. 묘한 감정이 들었다.



●어린이 독자를 위한

사실 이 책을 선물로 주고 싶은 초등학교 중학년 아이가 하나 있었다. 할 줄 아는 건 오로지 공룡 그리기 밖에 없는 아이였다. 수학은 고학년이 되도록 구구단도 빠르게 못 외지만 공룡 그림 하나는 어른들보다도 낫게 그린다.

그 아이라면 책이지만 공룡 책이니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을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이었다.

실제로 책을 읽어보니 반반 정도라는 생각이 든다. 소제목들이 하나같이 어린이의 입장에서 궁금증을 가질 만한 소재다. 그러나 내용이 부진 초등 중학년 학생이 읽기에는 다소 어려웠다.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 수준이라고 보면 되겠다. (사실 어른이 읽어도 찬찬히 곱씹으며 이해해야 했던 부분들이 종종 있었다) 00이라면 그림만 열심히 넘기면서 보고는 재밌는 책이라며 좋아할 듯하다.

깃털이 덮인 여러 공룡들의 그림은 내 정신을 쏙 빼놓았다. 마치 지구가 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중세인처럼 뇌 어딘가 남아있는 거부감,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며 그림 하나하나를 살펴보았다.

책을 읽고 나면 공룡 박사가 되어 있을 줄 알았다. 실제로 책을 덮고 난 지금 나는 삶에서 공룡에 있어서는 가장 똑똑한 상태가 되었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박사가 되려면 멀었다. 괜히 박사들이 20대까지를 모조리 바쳐가며 연구하는 게 아니다. 공룡의 세계가 얼마나 넓은지, 현재까지의 연구는 어떠한지를 엿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책의 목표 독자는 공룡을 사랑하는 어린이들이겠지만 어른들 교양 서적보다는 쉬우니 가볍게 상식도 기르고 공룡을 좋아하던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싶은 어른들도 읽으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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