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에 녹아든 설탕처럼 웅진 세계그림책 225
스리티 움리가 지음, 코아 르 그림, 신동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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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가 다소 난해한 내용임에도(사실 지금도 그 책을 100% 이해한다고 자신하기 못하겠다) 우리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누가 읽어도 느끼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유치한 동화가 아니라 어른이 읽으면 성인에게만 주는 메세지가 있기에 우리는 나이가 들어서도 어린왕자를 집어들고 다시금 생각에 잠긴다.


이 책 역시 그랬다. 그림책이 가져야 할 본연의 장점 -눈길을 끄는 일러스트와 기승전결이 있으면서도 이해가 쉬운 이야기-도 챙기면서 어른인 나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주었다.


원래 그림 이야기는 잘 안하는데 이 책은 하고 가야겠다. 그만큼 일러스트가 굉장히 취향이었다. 화려한 페르시아 풍의 색감과 섬세한 묘사가 눈을 즐겁게 한다. 개인적으로는 맨 앞 표지에서 감탄하고 시작해 임금님의 복장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이야기 자체가 주는 메세지도 함께 나누고 싶다. 이주민에 대한 이야기다. 페르시아 출신 이주민들은 낯선 땅에 내려와 터전을 잡으려 하지만 임금은 이를 거절한다. 이미 인구가 충분히 많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마주하는 문제와 비슷하다. 한국에서도 난민 문제가 진행중이다. 그런가 하면 한국에서 다른 나라로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우리는 난민에게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동화에서는 우유에 설탕이 녹아서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과학을 배운 어른이라면 설탕이 녹는 양에는 한계가 있음을, 우유의 온도가 낮아진다면 녹았었던 설탕도 다시 튀어나올 수 있음을 잘 알 것이다.


주인공은 이모에게 조상님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바꾼다. 이사 온 곳을 제 2의 고향으로 규정 후 가치관이 달라진 것이다. 원효대사 해골물 사상의 등장이다. 결국 세상이 다 그렇다. 한국에서는 수많은 살인사건이 벌어지지만 한편으로 한국에서 벌어지는 여러 훈훈한 일들이 있으며 나는 이 땅에서 잘 살아가고 있다.


아마 작가가 넌지시 건네고 싶은 말은 '설탕 같은 사람'이 되자는 것이리라. 세상의 빛과 소금, 감칠맛 같은 존재로 살아갈 수 있기를. 나를 포함해 우리 독자들이 세상을 보다 아름다운 곳으로 바꿔갈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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