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보디가드 로봇 북멘토 가치동화 46
키키유 지음, 정진희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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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나오는 세계는 로봇이 흔한 곳이다. 가사 도우미 로봇이 집집마다 있고, 아이들은 보디가드 로봇을 데리고 다닌다. 빠른 치타 로봇, 강력한 티라노 로봇 등등. 독자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각종 동물 로봇들이 등장한다. (여러 가지 설정들, 특히 강아지 로봇이 오줌을 싼다는 설정은 상당히 비과학적이지만 아이들은 좋아할 듯 하니 넘어가도록 하자.)


 하지만 모두에게 로봇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가난한 집 아이들은 로봇을 데리고 다닐 수가 없다. 현재로 치면 스마트폰과 비슷하다. 주인공 오두기는 반에서 딱 2명인 보디가드 봇이 없는 아이이다. 당연히 엄마에게 보디가드 봇을 사달라고 조르며 상황은 발전한다.


앞치마를 두른 구식의 가사 도우미 로봇 장금씨. 당연히 모두에게 놀림받고 주인공도 창피해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사 도우미 로봇 특유의 따스함이 발휘된다. (사실 동물형이 아니고 인간형이라서 혼자에게만 유리했다) 마지막에 주인공을 구하기 위해 동네 불량배들과 싸우면서 오두기는 장금씨에게 마음문을 연다.


어른의 입장에서 보면 조악한 설정들이 많았다. 로봇에게 감정이 있다는, 그것도 인간과 똑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설정은 사실 무책임할 정도로 조악하다. 동화들이 원래 그런 식으로 많이 안 따지는 건지 어쩐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장금 씨가 원래 주인이었던 박금례 할머니를 찾아가 눈물 흘리는 장면은 강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촌스러운 어른(부끄럽게 생선 비린내를 풍기며 학교에 찾아오는 부모님과도 같은)으로 장금씨를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 어른이 흘리는 눈물은 언제나 숙연해지는 구석이 있다.


결국 아이들은 하나둘씩 보디가드스러운, 딱딱하고 엄숙한 로봇 대신 정감 가득한 가사 로봇들을 선택하게 된다. 심지어 인간이었던 경호원마저 성향이 변한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보호다. 하지만 그 보호가 단순히 물리적인 안전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저자는 말하고 싶지 않았을까.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적당한 교훈이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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