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빵집 꿈터 어린이 35
강이윤슬 지음, 김이주 그림 / 꿈터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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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희와 할머니는 다르게 생기고 옷차림이 허름하다는 이유로 마을 사람들에게 따돌림을 당한다. 

어느날 정민이네가 마을에 이사를 오면서 상황이 바뀐다. 정민이는 함께 왕따를 당하면서도 주희를 돕는다. 그게 고마웠던 주희 할머니는 정민이네에 과자와 케이크를 만들어 주는데, 이 빵이 기가 막히게 맛있다. 정민이네가 빵을 여기저기 나누어 주며 주희 할머니의 빵집은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다. 위기감을 느낀 동네 빵집 사장님은 마녀가 빵에다 마법을 부려서라고 주장하기 시작하는데...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마녀라며 주희네를 나쁘게 대한 사람들은 모두 뉘우치고 나름의 벌을 받았다. 왕따는 나쁜 일이다. 하지만 어른의 시선에서 봤을 때는 몇 가지 아쉬운 점들이 있다. 그중에서 특히 이야기 하고 싶은 부분은 다음의 두 가지이다.



첫째, 마을 공동체가 한 가족을 배척하는 일은 과하다.

반에서 한 명의 친구를 따돌리는 일은 슬프지만 충분히 가능하다. 마을 사람들 전체가 한 가족을 배척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문둥병 환자가 있는 가족, 유대인 가족 등 질병이나 인종에 따라서 차별이 있을 수는 있으나 단순히 엄마의 부재나 가난해보이는 행색으로 벌어지기에는 개연성이 떨어지지 않나 싶다.

어른들이 낀 상황에서 벌어지는 왕따는 학생들이 하는 것보다 훨씬 악랄할 것이다. 단순히 빵을 못 사는 정도가 아니라 제반시설의 사용이 일체 어렵지 않았을까.


둘째, 빵 만드는 기술이 불러낸 기적은 결국 능력 지상주의다.

주희네 가족이 집단 따돌림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빵 덕분이다. 주희네 할머니께서 맛있게 빵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과의 교류가 가능했다. 즉 마을 사람들 쪽에서도 얻을 것이 있기 때문에 주희네를 일원으로 받아들여준 것이다. 인간성, 양심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

만약 주희네 가족이 잘하는 일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야기의 설정상 계속 소외계층으로 살아갔을 것이고, 주희를 돕던 정민이네 마저 결국 지쳐 떠나지 않았을까 싶다. 모두에게 배척당하는 어려운 환경에서는 대부분 특정 역량을 키우기 힘들다. 현실의 주희네였다면 결국 따돌림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확률이 높다.


그밖에도 빵집 아저씨가 결국 경쟁에서 밀려 손님이 거의 없어진, 자영업자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상황을 주희네가 안쓰럽게 여겨서 아저씨네 빵집에 가주는 식의 마무리도 아이들이야 별생각없이 읽겠지만 어른의 입장에서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정민이라는 백마탄 왕자님 격의 존재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싶은 바는 많으나 여기까지 하겠다. 아마 아이들은 큰 의문없이 재미있게 읽을 것이다. 그러면 됐지 뭐.



책의 홍보 문구를 보니 마법 같은 과자- 기분이 좋아지는 과자 등의 마법 디저트를 주력으로 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책에서 아주 살짝 곁들여질 뿐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책을 구매할 사람들은 이 점은 알고 사면 좋을 듯하다.

쓰다보니 반박덩어리인 책처럼 되었지만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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