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보석 가게 마석관 2 비밀의 보석 가게 마석관 2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사타케 미호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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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1편을 읽지 않았다. 그럼에도 다음의 홍보 문구는 조용히 나의 손가락을 움직이게 했다.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 작가의 새로운 신작>


전청당 작가라니. 평소에 학생들이 즐겨보던 시리즈 작가라는 사실에 경계심이 사라졌다.

책의 제목만 봤을 때는 상당히 전천당 시리즈의 짝퉁 버전 같지만 작가의 이름값을 믿어보기로 했다.

(출판사의 생각 역시 비슷해보인다. 유튜브에 들어가면 홍보영상도 있다)


다행히도 책은 6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어 앞 내용을 모르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각 에피소드를 간략히 소개한다.


라피스 라줄리 – 인간 본연의 모습을 바라본 화가
호박 – 부정적 감정을 이겨낸 우정
토파즈 – 사람들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아
비취 – 정의와 부의 싸움
흑진주 –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눈이 먼 사람들
다이아몬드 - 인간의 끝없는 탐욕

*보석 옆의 내용은 나의 한 줄 요약이다. 소제목으로 오해하지 않기를


보다시피 일화마다 중점적으로 다뤄지는 보석과 미덕이 있다. 

뻔한 구성과 주제임에도 재밌다. 대단한 이야기꾼이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다채로운 시대적, 공간적 배경으로 구성됐다. 인도 마을부터 시작해 파리의 연회장에 이르기까지 이야기마다 각자의 색깔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다.

둘째, 소재가 가지는 매력을 잘 살렸다. 보석이 가지는 특유의 반짝임과 고귀함이 내용에서 잘 드러났다. 보석이 주인을 선택한다, 보석이 가진 힘으로 운을 누린다 등의 설정은 고전적이지만 빠져드는 힘이 있다.


아쉬운 점도 물론 있다.

첫째, 보석의 실제 모습이 장의 마지막에 등장하면 좋겠다. 흑백으로 그림이 있긴 하지만 색깔을 상상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아쉽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보석을 상상해 봤다면 다 읽고 보석의 진짜 생김새를 보여줌으로써 생동감을 더욱 불어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둘째, 여성 캐릭터가 다소 평면적이며 비중이 적다.

6개의 이야기 중 여성이 주인공인 것은 단 하나의 이야기뿐이다. 마치 파워레인저에서 핑크나 옐로가 하나 예의상 있는 느낌이다.

등장하는 여자 인물들이 뻔하다는 점 역시 파워레인저 설에 힘을 실어준다.

사실 이 책 속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평면적인 감이 있긴 하다. 그래도 치명적인 매력으로 모든 남자를 홀리는 귀부인, 오라버니를 위해서 눈물 흘리며 피를 바치는 여동생은 너무도 진부하다.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완성도 때문이다.

기승전결의 짜임새를 갖추며 무리하지 않고 주제를 전달했다. 이 정도면 훌륭한 책이라고 본다.

어른인 나 역시도 재미있게 읽었다. 3편이 나온다면 기꺼운 마음으로 읽을 것이다. 레이코의 다음 시리즈는 무엇일까. 사라진 동물 가게? 어떤 책이 나와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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