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 코드
설혜원 지음 / 지금이책 / 2019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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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편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빨리 종결되어 아쉽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완성도 높은 작품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은 클린코드는 7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단편집인데 중편이상의 내용이 담긴듯한 완성도 높은 책인 느낌이 들었다.  그중에 나에게 여운을 남긴 3개의 작품을 골라 소개해 보고자 한다.


#클린코드


등장인물

추지혜 : 법무법인 빛세움의 여자 변호사

강도현 : 서울남부지방법원 부장판사

황정주 : 세브란스 산부인과 의사이자 교수

남희중 : 요셉교회 부목사

김선우 : 추지혜의 수행비서 겸 변호사


사건은 5년전 연인관계였던 김용석이 신희수에게 데이트 폭력을 행사하여 성폭행 및 비디오 촬영등으로 크나큰 피해를 입혔으나 법에 호소하는 신희수에게 추지혜를 비롯한 주인공 4명은 김용석의 부모로부터 돈을 받고 불공정한 심리로 김용석에게는 무죄를 오히려 신희수에게 무고죄로 고소하여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바뀌게 하였으며 신희수가 억울함을 이기지 못하고 투신자살한 사건을 배경으로 4명의 주동자를 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단죄하는 이야기이다.

편파적 조작의 주동자 4명은 로열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고급 크루즈 선박에 초대되어 즐거운 여행을 하게 된다.


 클린 코드 팀은 모든 계획을 주도 면밀하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신희수를 피도 눈물도 없이 잔인하게 몰아갔던 4명의 주동자를 철저하게 그들만의 방식으로 응징하는 한편의 드라마같은 단편이다.

 4명을 밀폐된 한 공간에 자는 사이에 옮겨져 배심원단과 진행요원으로 구성된 팀의 진행방식으로 재판극을 시작한다. 재판극에서 서로의 죄를 더 탓하며 진실이 들어나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죄를 낫낫히 파해져지고 죄값은 게임을 통해 가족이 다치는 형벌 또는 죄인이 바다에 빠져 죽는 상황을 연출한다.

 밀폐공간 바닥이 일부만 열려 사람을 물에 빠트리는데 바다가 아니라 수영장이므로 실재로 살인은 없다. 그러나 상황을 알리없는 4사람은 서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친다.

 하지만 가장 마지막 까지 자신의 잘못을 부인하며 다른사람의 죄가 더 크다고 변론하던 추지혜가 가장 큰 형벌인 죽을때까지 정신적 고통인 형벌을 받으면서 차라리 처음에 죄를 뉘우치고 바다에 빠진 황정주 산부인과 박사가 오히려 그나마 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선에서 트라우마는 남겠지만 깔끔히 끝난 셈이다.

 신희수의 동생 김선우가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추지혜에게 접근해서 그의 몸과 마음을 모두 잃게 계획해서 추지혜를 괴멸시켰다.

 

 우리 주변에 법보다 가까운 주먹이 아쉬울때가 있다.

 이미 참혹하게 가족이 죽었는데 가해자는 변호사에 둘러쌓여 어떻게 하면 형량을 줄여볼까 애쓰는 뉴스를 보면 세상에 정말로 '클린코드'가 존재했으면 하는 허무맹랑한 생각을 하며 신희수 가족의 복수에 통쾌한 마음이 드는건 어쩔수 없었다.


# 독서실 이용자 준수사항

104동 청소아줌마 노순덕이 주인공으로 세명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 104동 201호 허은희

- 104동 1203호 노영도

- 104동 805호 문가영

 3사람이 아파트 입주민을 위해 설립된 공공 입주민 독서실에 불량하게 사용하다가 노순덕 아줌마에게 호되게 당하는  내용이다.

 노순덕 아줌마가 이렇게 철저하게 응징하는대는 아픈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너무도 자랑스러운 공무원 시험에도 합격한 바르고 똑똑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입주민의 갑질로 본이아닌 사고였으나 식물인간이 되었다.

 허은희는 마지막 퇴실자는 소등을 해야하는데 날라리 은희는 학원비를 데이트 비용에 쓰고, 독서실에서 시간을 보내다 불도 안끄고 가다가 노순덕에게 딱 걸려서 청소용 스펀지로 입을 막고 목이 졸리는 혼쭐이 난다. 하지만 약점이 많은 은희는 엄마에게 이르지도 못하고 퇴실할 때 불을 끄고 나간다.

 

 제약회사 영업사원 노영도는 뚱보인데 직장에서 천덕꾸러기로 갖은 잡일에 시달리고 상사로부터 폭언을 듣는듯 스트레스를 받는다. 노영도는 그 스트레스 해결책으로 주말마다 지하 1층 독서실에 와서 컵라면, 피자, 족발 등등을 먹으며 음식물쓰레기를 버려두고 나가면 잡무를 누군가에게 떠넘긴듯 통쾌한 기분으로 스트레스를 날렸다.

 그러던 어느날 삼겹살까지 구워먹다가 주말까지 열일하는 노순덕에게 딱걸려서 훈계와 함께 각종 쓰레기를 입에 사정없이 우겨넣는다. 그 후유증으로 노영도는 음식을 제대로 못먹어 살이 쏙 빠졌다. 주변사람들은 그것도 모르고 다이어트 비결을 묻는다.


 805호 문가영이는 소집품을 간수하지 못하고 독서실 책상에 낙서를해서 혼쭐이난다.

과연 이렇게 응징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혼이난다. 가영이는 승무원으로 화장품매장에서 알바를 하는데, 손님들로부터 부당한 갑질에 욕을 얻어먹자 독서실 책상에 낙서하므로 풀었는데 늘 깨끗하게 지워진 다른날과 다르게 이번엔 커터칼로 낙서를 한다. 오늘 중삘이한테 들었던 욕을 새기며 통쾌했는데 집으로 무단침입한 노순덕이 사포와 아세톤으로 가영이의 지문을 모두 지워버린다. 과연 노순덕이는 법의 심판을 이번에도 피해갈수 있을지 모르겠다.


# 자동판매기 창고(엄마를 뜻함)


 삼남매의 맏이인 계영은 결혼도 못한채 제약회사 연구원으로 집안의 대소사를 책임지며 엄마를 보필해왔다.

 하지만 엄마는 늘 당신이 원하는대로 챙겨주는 맏이보다는 요구사항 많고 어떻게든 엄마에게 뜯어가려는 둘째 인영과 막내 재영이에게 사랑을 주며 끌려다니며 돈을 대주기 바쁘다. 그 돈을 대주는데 맏이인 계영이 돈도 한 몫한다. 그러면서 계영이의 여친도 떠난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갑작스러운 죽음은 계영에게 의문점을 남기고 마지막 가시는 길에 병사가 아닌 계획된 살인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슬픔보다는 치밀하게 따져보는 것으로 마지막 효도를 해야겠다 생각한다. 과연 미국에서 바로 왔다던 인영이는 1년전 이혼하고 오갈데 없이 한국에서 살다가 재영이의 권유로 엄마와 외딴 제주도에서 간병인 노릇을 하며 아무것도 모른채 살인에 공모하였으며 재영이느 처와 함께 처방된 주사약에 이물질을 투입한다. 재영이는 여기서 가장 엄마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았지만 부창부수인 경미 처와 함께 당뇨쇼크사로 죽도록 하는 참 친아들인데 어떻게 이럴수 있을까 싶은 의문이 든다.

 

 돈을 위해서는 부모도 모르는 세상이 이런 인물을 만들지 않았을까?

 부모라고 무조건 밀어주기보다 스스로 살수 있는 사랑을 주는 것이 맞을 것이다.

 재영이의 이중적인 성격은 대외적으로는 세상 둘도 없이 친절하고 자상한 효자이지만 집안에서는 분노조절장애를 지닌 성격 파탄자이다. 이런 성격을 만드는데에는 아버지의 부재와 엄마의 그릇된 떠주기식사랑이 재영이를 악마로 만들지 않았나 싶다. 계영이의 기지와 대처로 고소하여 형사입건되어 법의 심판을 받겠지만 엄마는 돌아가셨고, 삼남매는 파탄난 가족으로 남을 것이다. 안타깝고 극적으로 치닿기는 하지만 가까이에 있는 주변 이야기인듯해서 슬프다 돈이 전부인 세상이 되어서는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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