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란의 미녀
백시종 지음 / 문예바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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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시종의 장편 소설 <누란의 미녀>


 완성도 높은 책이란 이런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역사와 신비한 전설 또 그와 연결된 현실과 사랑과 독립을 위한 간절한 저항을 통하 고뇌를 느끼면서 일제강점기를 겪은 우리민족으로서는 설득력있는 공감을 끌어낸 읽을수록 빠져드는 완벽한 교향곡을 들은듯 책을 덮고도 여운이 길게 남았다.

 희망없는 억압정치에 벗어나려는 모습은 일제강점기의 암담한 시절을 겪은 우리로서는 낯설지 않게 가슴을 후벼파는듯 하다.


 소설의 배경은 신장 위그르 자치구 중국령이다.

 현실적으로는 중국에 속해 있으나 위그르인들은 그 복속이 타 민족에 의한 가압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탄압 때문에 위축되어 있지만 지속적으로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누란은 현재 자치구 내의 지역에 있던 고대의 작은 도시국가였다. 서역의 남도와 이어져 공작하 하류의 로프노르호의 서안에 있었으며 비단길 교역의 중요한 도시였다. 약 1600년 전 누란국은 소실되었고 옛 성터의 유적만 남아 있다.

 이 전설적인 땅에 전설의 형상으로 존재하는 '누란의 미녀'는 여성 미라의 이름이다. 1980년 자치구의 위그르 사회과학원 고고학 연구팀에 의해 발견되었다. 전신신체가 거의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는 이 미라는 1880년경 생존했고, 사망 당시 40대 초반으로 추정되며, 웃음을 머금은 표정으로 '죽음의 모나리자'라는 별명이 붙여지기도 했다.


 한때 고대 누란국의 주민으로 여겨졌으나 그보다 1600년 이전에 살았던 것으로 확인 되었고, 붉은 머리에 뚜렷한 이목구비로 화제가 되었다. 오랜 전설의 시간 속에 잠자던 이 여성이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 40년에 불과하고 이 오랜시간을 뛰어 넘어 현실의 세계에 이야기 속 소재가 되었다.


 이 전설적인 역사와 우리의 삶이 바탕이 되고 있는 현실을 좋은 소설의 재료로 탄탄한 구성력으로 승화시켰다. 중국과 위구르족의 갈등, 극적인 상황으로 한국인으로 선교사와 위구르 여인의 운명적 사랑이야기

 제목의 누란의 미녀는 쟈오서먼으로 상상력을 책안에 넣었다. 주인공으로 선교사인 조진표는 신앙인으로 의사의 사명감, 보편적 인류애를 가진 인물로 쟈오서먼 만남을 통해 대사회적인 저항과 갈등, 운명적인 사랑이어 가는데 여러주변 인물이 등장한다.


 우리사회의 현실적인 문제를 소설에 녹여 에벤에셀그룹 서근석 회장의 비정규직 해고와 관련된 기업윤리 문제, 존경받는 목회자인 소금교회오한수 목사의 신앙의 진정성, 강직한 저항주의자 강성국, 미국에서 조진표를 후원하는 김성필 등의 인물들이 조진표를 매개로 하여 자연스럽게 위구르 현실과 연계된다.  쟈오서먼의 마약퇴치사업은 그 표면적 명목을 넘어 분리 독립운동의 투쟁을 향해 나아갈 힘을 얻는다.


 조진표와 쟈오서먼의 사랑이 결실을 이룰수 있었던 것은 위구르 분리독립의 투쟁사상에 동조자이기도 했지만 가장 큰 변환점은 기독교 선교사인 조진표가 이슬람으로 개종을 결심한다. 종교적 개종이 개종나름이라 기독교에서 이슬람교는 무척 대립적인데, 쟈오서먼의 사랑의 완성으로 개종을 한다.


  무겁고 어두운 현실의 아픔을 그래도 마지마에 두 주인공의 운명적 사랑의 완성으로 편안하게 책을 덮을 수 있는 책이었다. 주도 면밀한 구성을 완성한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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