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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배를 탄 지구인을 위한 가이드 - 기후위기 시대, 미래를 위한 선택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톰 리빗카낵 지음, 홍한결 옮김 / 김영사 / 2020년 12월
평점 :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고 행정 명령서에 서명을 했는데,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는 것을 두 번째로 하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약은 미국을 죽이는 것이다."라며 2017년 탈퇴 의사를 밝혔고 지난해 11월 공식 탈퇴했던 것을 번복하는 역사상 보기 드문 일이기도 하다. 전 세계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미국이 보란 듯이 기후협약을 탈퇴했던 모습에 화가 많이 났던 기억이 생생하다. 파리기후협약은 2025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의 추구와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약속한 것으로, 2015년 전 세계 195개국이 참여하여 만장일치로 채택되었다.
책 '한배를 탄 지구인을 위한 가이드'의 두 명의 저자는 파리기후협약을 이끌어낸 주인공들이다. 크리스티아나는 코스타리카 대통령의 딸로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으로 일했고, 톰은 환경 단체의 대표이사로 지구 온난화에 대한 전 세계적 우려를 실질적인 행동으로 해결하기 위한 기후협약의 채택을 이끌어내기 위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한 전 세계 수천 명의 각국 대표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코스타리카는 2차 세계대전 후 내전으로 자국민들을 서로 죽이는 극심한 분열을 없애고자 국민의 힘으로 군대를 해산한 전 세계에서 유일한 군인 없는 나라이며, 중남미의 아름다운 자연 훼손을 회복하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바꾼 전 세계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 국민의 행복지수가 전 세계에서 상위권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환경친화적인 코스타리카의 대통령 딸이 전 지구적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이유는 당연한 일일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책 '한배를 탄 지구인을 위한 가이드'는 환경파괴와 산업화에 따른 기후 온난화, 자연 생태계의 파괴, 급증하는 자연재해 문제와 이로 인한 전 세계적인 양극화와 빈익빈 부익부 현상들이 지속되어 악화되는 불행한 미래를 보여준다. 반면, 실현 불가능처럼 보이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인류가 노력하여 완전히 원래 모습으로 자연을 되돌릴 수 없다 하더라도 지금보다 더 악화되지 않도록 하여 미래의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밝은 미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 앞에 놓인 선택지를 그저 바라만 보지 않고, 지금이라도 실천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우리들은 지구온난화를 우려하면서도 실천적 행동에는 상당히 소극적이다. 청소년들이 교실 밖으로 환경운동 피켓을 들고 뛰쳐나오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다. 북극의 빙하가 녹아 서식지를 잃어버린 아기곰 가족, 급격히 사라져가고 있는 태평양 연안의 아름다운 산호초, 플라스틱으로 뒤덮인 바다,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의 절반을 잃은 남태평양 주민들, 되풀이되는 저개발 국가의 치명적인 자연재해 등 이루 말할 수조차 없는 현재와 더욱 불안한 미래 환경을 생각해 보면 청소년들의 행동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순간의 삶을 위해 지구온난화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면서도 치료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한다.
우리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아무리 노력한다 하더라도 지구 환경을 바꿀 수 없다고, 우리만의 노력으로는 지구가 바뀌지 않는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임기 내에서 효과가 나올 수 없는 장기적인 일이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에 대한 정책을 내지 않는다. 국가 차원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 사안임을 이해하면서도 투표권을 가진 여론이나, 언론들은 정치권에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해 요구하지도 않는다. 현실 문제가 워낙 많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으나, 중장기적인 미래는 우리 청소년들이 숨 쉬고 살아가야 할 생존권의 문제임을 인식하고 대처할 필요성을 강하게 가져야 하지 않을까?
애플, 이케아, 구글, 나이키, 월마트,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공통점이 있다. 100퍼센트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하고 있거나 그런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과 기업, 국가와 공동체의 변화와 노력만이 지구환경을 되돌릴 수 있으며, 현재의 우리들 만이 후손들에게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을 선물할 수 있다는 인식과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 자녀와 후손들이 우리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그때 무슨 일을 하셨어요?"라고 물을 때 우리의 대답은 "할 수 있는 일을 다했다"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그 이상이어야 한다. "필요한 모든 일을 다 했다."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