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사춘기 - 입을 닫은 아이 마음 들여다보기
윤다옥 지음 / 교양인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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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키우면서 왜 이렇게 나와 다른가 하는 생각을 수백 아니 수천번쯤 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아들과 36년 띠동갑인 엄마는 아들의 마음을 알 수 없어서 방황한다..

 

이제 열 한 살..

여자 아이라면 사춘기가 올 나이라고 당연하게 받아들였을 텐데

아들 아이라는 편견이 남다른 행동을 보여도 아들이라서 저런가 보다 하며 넘어간 적도 많았다..

 

그러던 중 이 책을 만났다..

어느날, 갑자기, 사춘기..

이 책을 펼치면서 생각했다..

<사춘기>라는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구나..

그렇다면 나는..?

 

나는 딱히 사춘기라고 느낄 정도의 시기를 보낸 기억이 없다..

비교적 순종적이었고, 비교적 착한 자녀시절을 보냈던 것 같다..

물론 순전히 나만의 기억이기에 이것도 온전한 과거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도드라지는 행동으로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 내게 매사 도드라지는 행동만 하는 아들은 조금 힘겹다..

왜 저러나 궁금함을 넘어서는 당황스러움은 황당함을 거쳐 화를 돋우기도 한다..

 

그에 비해 이제 막 만5살을 넘긴 둘째는 딸이어서일까..

제 오빠에게 늘 하는 말을 어릴 적부터 들어서일까..

말 하기도 전에 제 시야에 들어오는 일들을 해 치운다..

시키지도 않은 일을 아주 부드럽고 여유있는 모습으로..

(시키지 않았기에 그런 모습일 수 있는 거겠지만..^^;;)

 

이러한 혼란 속에 만난 책이어서였을까..

11살 아들도 사춘기일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아들은 사춘기든 오춘기든 그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별 관심도 없지만 말이다..

독특한 아이의 모습을 사춘기여서 그렇다고 인정하고 나니 아들이 달리 보였다..

왜 저럴까 하는 마음보다는 저럴 수 있겠구나 하게 된 것이다..

 

저자 윤다옥 선생님의 책은 지식을 들이 밀며 이해하라고 하지 않는다..

아이들과의 만남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풀어 놓으며 그 안에 가르침을 담는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메모를 한 구절이 있다..

"아이를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님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p.48

거짓말을 하는 아이를 궁지에 몰아넣고 다그치지 말라는 이야기 끝에 붙이신 말씀이다..

사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잘못한 것을 바로잡는다는 목적으로

기싸움을 할 때가 종종 생긴다..

아이때문에 졸였던 마음과 속상했던 기분을 모두 보상받겠다는 심리가

나도 모르게 발동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아이는 이미 잘못한 것을 알고 반성하고 있는데도

내 분이 다 풀리지 않은 것 같으면 했던 말을 또 하고 또 하고 해서 아이를 질리게 만들고 만다..

눌러 버리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분에 못 이겨 표출되는 것이다..

 

아이들에 관한 책들은 다 연결되는 것 같다..

얼마 전 <이상한 정상가족>(김희경 저)이라는 책을 읽으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나는 지금까지 내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보기보다는 소유물로 생각했구나..

그와 관련된 수많은 책을 읽었음에도 나는 그러지 못 하고 있었구나..

 

이 책은 글 하나하나 마다 어떻게 하면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는지를 알려준다..

아이들은 자신을 내려다보지 않고, 그렇다고 올려다보지도 않으며

같은 위치에서 하나의 인격체로 동등하게 바라보며 이야기해주길 바란다..

 

부모라는 자리는 그런 아이의 바람대로 하게 되지 않는다..

엄마였다가 친구였다가 동생이었다가 선생님도 되었다가, 다양한 역할로 분해히야 하기 때문에..

그러는 중에 처음 했던 생각을 잊고 욕심을 내게 된다..

 

그럴 때마다 내 스스로에게 물어보려 한다..

<아이를 이기는 것이 목적인가?>

문득 윤다옥 선생님을 만난 학교의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마음은 접어두고 내 아이에게, 내 아이의 친구에게 그런 역할이 되어 보아야겠다..

 

그런 마음이 들게 하는 고마운 책이다..

 

"부모의 사랑을 아이가 느끼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가 원할 때 원하는 방식으로 응해주는 것이다."p.62

"자녀 양육의 기본 원칙은 아이는 안전하고 보호받고 사랑받아야 한다는 것이다."p68

"아이들이 문제행동을 한다는 것은 새로운 경계와 한계를 배울 수 있는 기회다."p90

 

중요한 것을 일깨워주기도 하는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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