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보이 - 약물 중독에 빠진 아들을 구하려는 한 가족의 끝없는 사랑 이야기
데이비드 셰프 지음, 서소울 옮김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저명한 작가이자 뉴욕타임즈 저널리스트이기도 한 David Sheff이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책으로 냈다.

제목은 beautiful boy이다. 포기할 수 없는 아들. 아름다운 영혼을 지닌 아들이 약물 중독에 빠졌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발칙하기보다는 생각만 해도 기분나쁜 질문이다.

자, 잠시 이 질문은 머리에서 지워 보자. 

레드썬!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 ? 자신을 단련시켜 가치 있는 삶을 살자고? 헛소리다. 위인이 되고 싶은가,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은가라고 물으면 대개의 사람들은 행복 쪽을 택할 것이다. 고생은 그게 진정한 행복과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을 때야 선택한다. 인정하자. 고생의 선호도는 최악. 그래, 고생은 피할수록 좋다. 그러나 피하지 말아야 하는 고생이 있다. 부모로서는 걱정은 사서도 해야 한다. 그게 양육자로서의 책임이다. 그리고 현명한 선택을 내려야 한다. 그게 양육자에게 맞는 행동이다.

중독에 대한 걱정도 사서 해봐야 한다. 현대 사회의 모순은 아이들을 계속 우회로를 선택하도록 꼬드기고 있다. 중고생 졸업식에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단편적 이벤트에 드러난 행동 패턴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스며든 전체적인 행동 패턴을 말하는 것이다. 폭력에 중독되지 않으면, 게임 중독, 섹스 중독, 도박 중독, 휴대폰 중독, 유명인 중독, 그리고 이 책에 나온 아이처럼 약물 중독에 빠지기도 한다. 

저명한 작가이기도 했던 필자는 아버지로서 자신의 아이가 약물중독에 빠졌을 때의 마음 변화 과정과 대처 방식 등을 솔직하게 이 책에 다 썼다. 왜 그랬을까? 자신의 힘든 처지를 알아 달라고? 그랬다면 이 책은 스트레스로 뇌졸증까지 걸린 남자의 한풀이 같은 수준에서 머물렀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 대한 평가를 보라. 저명한 작가, 언론들은 이 책의 가치에 대해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고 있다.

? 아버지이자 지식인이자 작가이자 인류애 가득한 한 인간으로서 이 책의 저자는 우리에게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있다. 부끄러운 나태함까지 드러내면서 말이다. 자신의 아이가 약물 중독이었을 때 절망하고 회피하고 싶은 바로 그 마음까지 다 드러내면서 작가는 이야기한다. 삶을 그대로 받아들였을 때 희망은 있다고. 지옥과 같은 시간을 견뎌낼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이 책은 실화이다. 그리고 부모로서는 걱정을 사서 해야 한다는 사실도 엄연한 실화이다. 부모로서 아이에게 행복만 있기를 바란다는 것도 실화이다. 또한 한 인간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장벽을 뛰어넘으려 발버둥치다가 혹시나 뭔가에 중독될 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사서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책이 필요하다는 것도 실화이다. 이렇게 보면 다 실화이다. 그런데 문제는 실화 중에는 우리 바람과 다른 것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실화는 눈을 감는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빨리 받아들이고 간접 경험해서 대비를 해야 한다. 그게 걱정을 사서해야 하는 이유이다. 걱정대로 일이 굴러가기를 바라서가 절대 아니다.

인생을 가로질러 가는 사람들에게도 다시 행복의 궤도로 돌아올 기적은 필요한 법이다. 이 책은 자식에게 좋은 일만 바라는 부모의 한 사람이었던 작가의 솔직한 고백으로 시작한다. 자기 자신에게 좋은 일만 바라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생생한 묘사와 진행 과정, 그리고 치유 과정을 읽다 보면 단순한 <로렌조 오일> 식의 휴먼 드라마나 저널리스트다운 치밀한 지식 탐구 따 따위 잊게 된다. 오직 내 안에도 있을 진정한 삶의 의지에 대해서 들여다 보게 된다. 그 순간 내 안에 있던 회피하고 싶은 마음은 아무 것도 아니게 된다. 이 책에 나온 중독에 대한 이야기는 삶과 행복에 대한 진정한 의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소재 중 하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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