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와 바나나 -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지구촌의 눈물과 희망 메시지
손은혜 지음 / 에이지21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지구촌의 눈물과 희망 메시지

 

 

 

part1. 홍차의 눈물, 눈물의 전쟁.

어떠한 이유를 막론하고 전쟁은 무의미한 일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전쟁을 직접 느껴본 세대는 아니지만, 요즘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은 그저 고통만을 낳을 뿐, 어떠한 이익도 낳지 않는다고.

그리고 늘 그렇듯 그런 전쟁의 고통 속에서도 희망은 자라나고 싹트기 마련인데, 기자가 찾아가 본 스리랑카와 파키스탄 역시도 그랬다. 고통만이 담겨 있을 것 같은 이들의 삶 속에서도 희망이 있고 웃음이 있었다.

스리랑카에는 누와르엘리야라는 세계 최대 차 생산지가 있다. 이 곳에서 나는 향긋한 홍차에는 그 향만큼이나 비극적인 역사가 얽혀 있다. 실론의 섬, 스리랑카에서 차밭을 일구는 사람들은 대부분 타밀족들이다. 전체 인구의 30%에 불과한 타밀족은 영국 식민지 시절에는 차 재배 관리 역할을 하며 싱할라족에 비에 나은 지위를 누렸지만 2차 대전 후 원래부터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싱할라족이 타밀족에 반발하기 시작했고 이후 전세가 역전되었다. 이후 싱할라족이 정권을 잡으면서 복수가 시작되었고, 타밀라족은 독립을 요구하며 전쟁이 일어났다 무려 26년 이라는 시간동안. 우리가 마시던 홍차에 이런 비극이 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part 2. 꽃보다 사람

15년째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아프리카 민주콩고에서는 애꿎은 민간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 범죄가 만연해 있다. 정부군에 대한 항전 의지 표시 또는 세력을 과시할 목적으로 성적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다. 한 해 피해자만도 만 명이 넘는다고 하니... 이는 콩고 내전의 또 다른 비극 이었다. 심각한 성폭행 후유증에 제대로된 치료도 힘든 상황은 많은 여성들의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었다. 성폭행으로 인한 에이즈도 만연하고 많은 아이들도 에이즈로 죽어가고 있다.

 

part 3. 웃음이 눈물을 묻는다.

에콰도르에는 인구의 36%가 인디오이다. 그만큼 전통문화가 풍부하게 남아 있는데 현대화의 물결 속에서 자신들의 것을 지켜가면서 살아가는 인디오들이 모습이 담겨있다. 원주민의 전통 먹거리부터 직물, 옷, 가방에 이르기까지 인디오의 문화를 팔고 있다. 산속에 파묻혀 사는 인디오부터 공예품을 만들어 파는 사람들 그리고 관광객을 상대로 공연하며 살아가는 인디오들까지, 에콰도르 인디오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수천 년 전통이 관광객을 위한 상품이 되었지만 그래도 인디오들 스스로는 자신들의 삶을 지켜나가고 있다는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가 먹는 바나나, 그 안에 저개발국 농민들의 삶은 전혀 달콤하지 않다. 대부분의 수익을 거대 브랜드회사가 챙겨가고 농민들에게는 그 수익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농민들에게 정당한 대가가 돌아가도록 하는 공정무역 농장이 농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공정한 가격, 공정한 판매, 공정한 분배가 중요합니다. 이익을 생산자와 수입업자, 상점, 소비자 모두 공정하게 나눠야 합니다. 모두 공평하게 이익을 나눠가질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공정한 자본주의라고 생각합니다."

 

 

 

전쟁, 빈곤, 소수민족, 성폭행 등 가슴아프고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가득해서 눈물을 흘리며 읽게 될거라 생각했다. 감정적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꽤나 담담하게 책을 읽어나갔다. 아마도 기자의 눈으로 본부분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던 것 같다. 감정에 호소하기 보다는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해결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노력한 부분이 보인다. 읽으면서도 안타깝지만 마냥 슬퍼하고 눈물 흘리기 보다는 이러한 일이 나타나기까지 어떠한 일들이 있었고, 앞으론 어떻게 해야하는지, 나라에선 어떤 부분으로 세계에선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노력하고 있는지, 나는 어떤 노력으로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본 계기가 되었다. 힘들고 고단한 삶을 살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희망을 놓고 있진 않았다. 빈곤함 속에서도 꿈은 꾸고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란 희망은 있었다.

 

 

"은혜 씨, 난 5년 안에 아트 센터를 지을 겁니다. 두고보세요"

난 물었다. "그게 정말 가능할까요?" 나의 의심스런 말에 돌아온 그의 말이 참 마음에 남았다. "은혜 씨, 꿈에 한계를 짓는 건 어리석은 거예요. 꿈은 꾸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이미 현실에 가까워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린 계속 꿈을 꿔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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