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늙은이 찾아와줘서 고마워 - 독거노인 열두 명의 인생을 듣다
김혜원 지음, 권우성.남소연.유성호 사진 / 오마이북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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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5월이다. 그런 5월에 어린이날 어버이날 뉴스에선 엄청난 소식들이 들려온다.

어버이날 소홀했다고 서운하다고 목숨을 끊고, 늙은 노모가 대변 본것을 말하지 않았다고 구타하여 숨지게 하는 사건들..

패륜사건들이야 간간히 있어오지만 가정의 달이란 말이 참 무색하게 들리는 사건들이 아닌가 싶다.

 

 

중학교땐 독거노인을 찾아가는 봉사활동이 있었다.

살갑게 어른을 대하는 성격도 아니고, 심지어 낮도 심하게 가리는 성격이었는데, 봉사활동 점수가 부족하지도 않았던 나는 그 독거노인을 찾아뵙는 봉사활동을 신청해서 다녔었다.

막상 가면 딱히 해드리는 것도 없고 도움을 드리는 것도 없었다.

같이 조를 짠 친구들과 용돈을 조금씩 모아서 어른들이 좋아할만한 과자라 추측되는 것들을 사서 할머니네 집에 가는 것이었다.

이 책에 나오는 분들만큼 열악하진 않았지만, 혼자하시는 분들이시니 작은 방에,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중학생애들이 와서 쪼르르 앉아만 있어도 좋으셨던 건지 이것저것 내주려 하셨던기 기억에 훤하다.

어린 마음에도 얼마나 외로우실까, 종종 시골에 혼자 계신 외할머닌 외롭지 않으실까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그래도 외할머닌 시골에 계셔서 친구들도 많으시고 부지런한 성격에 텃밭도 가꾸시고, 최소한 이 책의 분들 처럼 생계를 걱정하고 계시진 않았다.

 

내가 아직은 철이 덜든건지, 아니면 세상을 우습고 만만하게 보는건지 모르겠지만, 젊은 자식들이 얼마나 힘들어서 부모님 용돈 10만원조차도 못드리고 연락까지 끊고 지낼까... 아직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읽는 내내- 어떻게 자신을 길러준 부모를 저렇게 놔둘 수 있을까 울컥울컥 하기도 했다.

 

어려운 시대에 태어나서 못먹고, 못입고, 스스로를 희생하며 사는 것에 당연하게 여겼던 분들의 끝이 조금이라도 편해지면 좋을텐데,

아픈몸에도 병원비 걱정에 제대로 치료도 못받고, 심지어 끼니도 걱정하시는걸 보며 마음이 많이 아팠다.

 

사회의 어두운 곳에서 힘겹게 생활하시는 분들이 따듯함을 느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용보단 그 제목에서 더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나같은 늙은이를 찾아와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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