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프렌즈 손글씨 클래스 - 3주 완성, 숨기고픈 글씨에서 뽐내고픈 글씨로
박민욱(필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주 완성, 나만의 글씨체를 가져보자!


한때는 전설적인 악필이었다는 저자는 노력한 끝에 악필을 탈출했다. 심지어 이제는 멋스러운 손글씨로 여러 사람의 마음을 빼앗기도 한다. 요즘 내 관심사 중 하나가 캘리그라피이다. 책을 읽다가 만난 문구들을 옮겨 적는 필사를 할 때면 나도 멋스럽게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물론 나는 악필은 아니다. 다만 글의 내용이나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글씨를 쓸 수 있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큰 것이다. 관심이 있는 만큼 여러 권의 캘리그라피 책을 사봤다. 연습량의 문제도 있겠지만, 쉽게 쓴 듯한 글씨들은 내가 따라 쓰려 하면, 원래의 내 글씨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그러던 중 내 로망인 펜촉에 잉크를 콕 찍어 쓰는 글씨가 눈에 띄었는데 바로, <라인프렌즈손글씨클래스> 의 필림작가의 글씨였다. 깔끔하게 적힌 펜글씨는 내가 원하는 딱 그 글씨체였다. 3주만 연습하면 나만의 멋진 글씨 나도 쓸 수 있다! 3주 동안 매일, 원데이 클래스 과정으로 진행한다면, 자신만의 개성 있는 글씨체를 얻을 수 있다! 귀여운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볼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이다.

1주 차는 취향에 맞게, 자신이 정말 원하는 글씨체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다. 2주 차는 본격적으로 글씨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시간이다. 다른 문자들과 달리, 한글은 초성, 중성, 종성의 조합을 필요로 하고, 획도 많다. 그렇기에 글자의 조합에서 단어의 조합으로 마지막엔 문장을 이루는 단계를 연습하는 것이다. 마지막 3주 차는 그동안 연습한 글씨에 멋과 개성을 더하는 것이다. 조금 더 자연스럽고, 손에 익는 편한 글씨로 다듬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라인프렌즈 손글씨 클래스 모집 요강
∨ 악필을 탈출하고 싶은 분
∨ 악필은 아니지만, 글씨체를 바꾸고 싶은 분
∨ 글씨를 더 이해하고 싶은 분
∨ 새로운 취미가 필요한 분
∨ 아날로그 소통의 따뜻함이 그리운 분


시작 전 나의 글씨와 3주 후의 글씨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내 글씨가 이 정도로 예뻐졌다니? 하는 뿌듯함도 들 것이고, 이미 손에 익어버린 글씨체를 버리고, 다른 글씨체를 익힌다는게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도 글씨를 써보면, 차이가 별로 없을 것 같아도, 종이와 도구에 따라 꽤 달라진다. 그런데 이제 걸음마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도구 욕심은 버리자! 일상생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필통 속에 나 연필꽂이에서 놀고 있는 펜들을 우선 사용해도 충분하다.
연습용 펜은 어느 정도 두께가 있는 편이 좋다고 한다. 어느 정도 두께가 있으면, 빈약한 글씨가 적당히 채워져 잘 써 보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볼펜은 피하는 것이 좋다. 편리하지만 필기감이 너무 미끄럽고 힘이 없어서 글씨의 형체가 흐트러지기 쉽다는 게 그 이유다. 제일 좋은 시작은 연필이다. 글씨를 채워 줄 적당한 두께감과 종이와의 마찰도 적어 안정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필은 너무 뾰족하면 글씨가 날카롭게 써지기 때문에, 너무 뾰족하게 깎지 말아야 하며, 적당한 연필로는 2B를 추천하고 있다. 거기에 연필 잡는 법, 올바른 쓰기 방향 등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또박또박 직선 글씨와 부드러운 곡선 글씨 두 가지 필체를 익힐 수 있데, 저자의 강의를 듣는 수강생들의 선호도가 가장 놓은 필체 두 가지이며, 자신이 더 마음에 드는 글씨를 골라 연습하면 된다. 물론 둘 다 마음에 든다면 둘 다 연습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손글씨 왕초보 눈높이 맞춤 교육
자음을 쓸 때는 각도를 조금만 더 좁혀주면 훨씬 자연스럽게 쓸 수 있다. 모음은 직선과 곡선을 이용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자음 하나하나 모음 하나하나 어떤 순서로 어떤 획을 그어야 하는지 받침 없는 글자나 받침이 있으면 어떻게 변하는지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바로 그 점에서 이 책이 마음에 든다. 저자가 옆에서 지도해주는 건 아닌 만큼 독학하는 사람 입장에서 어떤 점이 궁금하고, 어떤 점이 힘들지 정말 고민을 많이 하고, 그 노력을 책에 담은 것 같았다. 정말 손글씨 왕초보를 위한 책이 아닌가 싶다.


충분히 연습을 해 본 후엔 글 쓰는 도구에 변화를 주는 방법까지 적혀있다. 내 마음을 혹하게 만들어서 곧 구매할지도 모르는 딥펜! 영화에서 보면 딥펜으로 편지를 적어 내려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참 멋있어 보였는데, 연습만이 답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로망은 붓글씨! 펜글씨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굉장히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글씨! 이것도 연습만이 답이다!  거기에 글씨도 사진발이라는 게 있다며, 자신이 쓴 글을 분위기 있는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방법까지 공유해준다.  ㄱㄴㄷㄹ를 정성스레 써보던 어린 시절의 마음으로, 나만의 글씨를 가질 수 있다는 마음으로 3주만 연습해보자! 그 뒤론 자신감이 붙어 굳이 연습을 생각하지 않아도, 마음에 와닿는 문구나 사소한 메모가 될 수도 있고, 글씨를 쓰는 게 재미있어질 것 같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심리 수업
테리 앱터 지음, 최윤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냥 보는 눈은 없다, 판단하는 눈만 있을 뿐

 

<나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제목부터 참 마음에 와닿는 책을 만났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저 말 그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다. 머리로는 잘 알지만, 마음은 그러지 못했다.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까 꽤나 신경을 쓴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그 판단에 영향을 받는 편이다. 나 또한 누군가를 나의 기준에 놓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판단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른 사람의 칭찬과 비난에 감정 기복이 생기는 건 나뿐만은 만은 아니겠지

 

매일매일의 일상 속에서 우리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끊임없이 누군가를 판단하며, 나 역시 다른 사람의 판단에 주목한다. 그 사실을 진정 깨닫고 나면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을 조절하고 다른 사람의 견해를 수용하며, 나 그리고 다른 사람에 대한 강력하고 혼란스러운 반응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p.19 프롤로그 중에서

 

사실 두께가 꽤 있는 책이라 읽기 전부터 읽어보자! 하는 기합과 함께 펼쳐든 책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게 쉽게 읽히는 점, 흥미로운 내용들에 쉽게 손에서 책을 놓지 못했다. 그리고 요새 읽었던 번역본들은 다들 주석이 꽤 분량을 차지하는 듯하다. 아마도 심리학 책이다 보니 참고한 자료들이 많았나 보다. 저자는 심리학 교수로 30년 이상 칭찬과 비난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며 건강한 인간관계의 비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 그 가운데 속해있는 많은 관계들에서 타인의 시선과 평가가 우리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과 관여를 하는지 자신의 이야기와 다양한 사례, 연구 결과 등을 보다 쉽게 풀어내려 노력했다. 우리 인생에서 칭찬이 마냥 도움을 주거나 항상 위안이 되는 것도 아니고, 비난이 늘 해가 되거나 상처를 남기는 것도 아니며 필할 수도 없고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한다.

 

1장 - 그냥 보는 눈은 없다, 판단하는 눈만 있을 뿐
2장 - 칭찬 : 괜찮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망
3장 - 비난 : 나는 너에게 거부당하고 싶지 않다
4장 - 가족 : 자존감의 크기가 결정되는 곳
5장 - 우정 : 무리에서 배제되지 않기 위한 투쟁
6장 - 부부 : 항상 나를 존중하고 있음을 표현해 줘
7장 - 직장 : 한정된 칭찬을 두고 벌이는 경쟁
8장 - 소셜 미디어 : 내면을 피폐하게 하는 끝없는 비교
9장 - 두려움 없이 관계를 맺고 어울려 살아가는 법

 

칭찬과 비난에 대한 인간의 집착은 출생 직후부터 시작된다. 온전히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야 하는 갓난아이조차 자신에게 반응해 주는 사람과 본능적으로 애착 관계를 형성하려 한다. 그러면서 아이는 타인의 칭찬이 주는 가치를 빠르게 습득한다. 동시에 비난의 참혹한 결과로 뒤따르는 두려움도 학습한다. / p.27

태어나자마자 우리는 본능적으로 판단이란 걸 하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것도 타인에 대한 판단도 경험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정체성과 행동, 관계가 형성되는데 그 중심에는 칭찬과 비난이 존재하며, 나를 둘러쌓고 있는 모든 관계와 세계에서 빈번하게 발생되는 칭찬과 비난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데 일조를 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단순히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법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판단 기준을 세우고, 두려움 없이 관계를 맺으며, 어울려 지내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 관계 안에는 타인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포함이 된다. 행복한 삶을 위해 칭찬과 비난에 어떻게 대처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 그로 인해 온전히 나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조언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더 이상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말라고

한 권의 책으로 인해 앞으로의 나에게 갑자기 변화가 찾아오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다만 다양한 책들로 인해 조금씩 쌓여가는 변화가 어제보다는 더 나은 나를 위해 작용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대 만나려고 물 너머로 연밥을 던졌다가 - 허난설헌 시선집
나태주 옮김, 혜강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요한 꽃송이 같은
허난설헌의 인생이 담긴 시를 만나다.

 

허난설헌 그녀의 이름은 알고는 있었으나, 그 시까지는 알지 못했다. 분명 소리 내에 읽어 내려가지만 그 뜻풀이가 어렵다 보니, 한시는 당연히 관심 밖이었다. 나에게 너무나 먼 곳에 있는 낯선 문학일 뿐이었다. 그러던 중 자고 일어났더니 유명해졌더라.라는 말처럼 요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홀딱 빼앗아가버린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유진을 향한 마음을 애신이 사랑의 시에 빗대어 표현한 장면에 등장해 다시금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시가 있으니. 바로 허난설헌의 연밥 따기 노래가 그것이다.

 

성리학과 남성 중심 사회였던 조선시대 사대부 가문에서 태어난 시인 난설헌 허초희!
그 시대 딸과 아들에게 동등한 교육의 기회를 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아버지는 딸에게도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었다. 문학적이고 유복한 가정환경 덕분에 허난설헌의 글재주가 더 빛 날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사실, 허난설헌의 연밥 따기 노래는 조선시대 사대부 여인의 시로 보기엔 너무나 자유분방하고 호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다. 이 정도 표현들이 그 시대엔 파격적일 수도 있구나 싶어,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게 다행이다 싶었다. 그리고 허난설헌 그녀는 시대를 잘못 타고 나도 한참을 잘못 타고 났단 생각이 들었다.

 

본명은 초희, 자는 경번, 난설헌은 당호이다. 미녀와 재원이란 뜻의 초희, 중국의 여성 시인 번희를 좋아하는 마음을 이름에 담았고, 난설헌의 '난'은 여성의 미덕을 찬미한다. '설'은 지혜롭고 문학적 재능 또는 고결하고 뛰어난 문재를 지닌 여성이란 뜻이며, 이름 하나도 허투루 짓지 않았다.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없는 시대적 배경과 그녀의 주변 환경들을 뒤로하고 이름 안에서는 오롯이 자신의 뜻대로 살아가고 싶어 하는 게 느껴졌다. 

 

풀꽃 시인으로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나태주 시인이 허난설헌 시인의 원문을 시인의 감성을 더해 읽기 쉽게 편역한 책이다. *편역 : 원문을 그대로 번역하지 않고 편집하여 번역한 것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난 삶의 안타까움도 담고, 자유로이 쓴 시 안에 고스란히 담아두었던 다양한 감정들을 꺼내 놓았다. 가끔은 감정에 호소하는 것보다 담담하게 건네는 말에서 더 묵직한 슬픔이 일기도 한다.

살랑거리는 나비의 날갯짓처럼 사분이 내려앉아, 쓸쓸함도, 그리움도, 한탄스러움도 모두 토해낸다. 결혼 이후 사랑받으며 자랐던 그녀의 삶은 뒤틀리기 시작한다. 남편과의 사이도, 유산된 아이들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차츰 잃게 되고, 그녀 나이 스물일곱 꽃다운 나이 상실의 아픔이 너무나 컸을까? 이른 나이 생을 마감하게 된다.  

편역되기 전 한시 원문도 볼 수 있는데, 역시나 무슨 의미인지 내 배움이 부족해 알 수가 없다. 간혹 사극에서 시로 자신들의 마음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이 멋있어 보이던데, 나에겐 그런 모습은 어려울 듯싶다.

못다 핀 그녀의 어여쁨을 온전히 담아주고 싶었을까? 예쁘다, 아름답다는 표현보다, 책이 참 어여쁘다.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책이다.  서점에서 이 책을 봤다면 단 숨에 걸어가 어떤 책인지 당장에 집어 들었을 것이다. 어여쁜 글에 향기가 더해지듯 글과 글 사이에 꽃이 피었다. 단숨에 읽어버리기엔 역시나 아쉽다. 한호흡 한호흡 느리게 읊어본다. 가을비로 공기마저 촉촉이 젖어 있는 지금. 허난설헌 그녀의 이야기가 더 애처롭게 다가온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삶에는 와인이 필요하다 - 국가대표 소믈리에의 와인 이야기
정하봉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와인보다 맛있는 와인 이야기


영화 속에서 본 와인은 특별한 날 축하를 위해 등장하거나, 퇴근 후 와인 한 잔으로 피로를 풀며, 향과 맛을 음미하는 여유로운 여주인공의 모습. 그리고 참 달콤하다고 했던 게 기억이 난다. 갓 대학생이 된 내가 보기에 그 모습은 너무나 멋있어 보였고, 반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호기심에 마셔본 와인은 내가 생각하는 그런 맛이 아니었다. 전혀 달콤하지도, 맛있지도 않았다. 그게 와인과 나의 첫 만남이었다. 술을 잘 못하는 내가 그 후 와인과 친해질 계기도 기회도 없었지만, 와인에 대해선 막연한 호기심이 있었다. 어릴 적 본 영화 속 여자 주인공의 모습이 너무 인상 깊었을까? 달콤하다고 한 그 와인이 궁금해서였을까? 기회가 된다면 와인에 대해 알고 싶었다.


이제는 주변에서 흔히 와인을 볼 수 있다. 가성비 좋은 저렴한 와인부터 고가의 와인까지. 요즘은 와인을 즐기는 사람도 많아지고, 쉽게 접할 수도 있지만, 막상 와인에 대해선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 않는다. 그저 맛있네, 별로네 정도? 와인은 선물용으로도 꽤 괜찮은 상품이라고 생각하는데, 와인에 대해 무지한 나는 이번엔 와인을 선물해볼까? 하다가도, 종류도 많고 취향도 다양하기에 항상 포기부터 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읽게 된 <삶에는 와인이 필요하다>는 왠지 와인과 한 뼘 정도는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에 선택한 책이었다.

와인에 대해서 1도도 모르는 나는 꽤 더디게 진도가 나가겠구나 싶었다. 와인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읽어보자! 싶었는데 생각보다 쉽게 읽었다. 와인에 대한 지식과 더불어 장하봉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소믈리에에게 어떻게 되었는지, 소믈리에라는 직업이 어떤 것이고, 보고 느끼는 현장의 체험담으로 시작해 와인에 얽힌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의 이야기, 실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와인 지식과 와인을 한층 더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까지 흥미롭게 풀어냈다.

와인의 주재료인 포도의 품종에 따라 와인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당도나 바디감 또한 품종에 따라 달라지는데, 와인 생산에 쓰이는 포도가 무려 1500여 가지며, 상업적으로 많이 사용 재배되는 종도 150여 가지나 된다고 한다. 아주 다행인 건 그 많은 품종들을 다 알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저 자주 접하는 대표 품종 몇 가지만 알고 구분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 그중 와인 세계를 대표하는 여덟 가지 품종을 외우기 쉽게 독수리 오 형제, 미녀 삼총사란 용어를 만들어 와인 강의 시 다른 건 몰라도 저건 꼭 기억하란 말을 한다고 한다. 레드 품종 다섯 가지와 화이트 품종 세 가지! 나도 꼭 기억하자!

와인의 생산지는 크게 구세계와 신세계 지역으로 나눠지는데, 구세계는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주로 평균 2천 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유럽 국가들이다. 신세계는 미국, 칠레,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비교적 와인의 역사가 짧은 곳을 말한다고 한다. 와인은 라벨 보기부터가 그 시작인데, 구세계와 신세계를 단번에 구분하는 법이 있다. 라벨을 봤는데 난해하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 구세계, 귀여운 동물 그림도 등장하고 친근하다면 신세계라고 한다. 와인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하는 신분증 역할을 하는 라벨, 읽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자주 들여가 보고, 필요한 정보만 골라 보는 능력을 점차 키운다면 어느 순간엔 라벨을 읽는 요령이 점점 생기지 않을까?

백년전쟁, 교황의 와인, 구세계 와인과 신세계 와인의 자존심 싸움, 와인 테이스팅 용어, 라벨 읽는 법, 데일리 와인을 구하는 법, 와인 아울렛 이용법, 시음 행사 참가 등 실생활에서도 활용 가능한 정보 등을 제공하면서 와인은 더 이상 어렵거나 낯선 존재가 아니라고 말한다. 와인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현직 소믈리에가 들려주는 생생한 현장의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책은 와인에 대한 호기심이나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소믈리에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해주고 싶다.

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와인을 만드는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며, 그 사람이 속한 사회의 문화와 그 문화가 만들어진 역사적, 철학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다. /p.9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얼 후쿠오카 PLUS 벳푸.유후인 - 2018~2019년 최신판 리얼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
나보영 지음 / 한빛라이프 / 201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 & 미식 전문 여행작가가 소개하는
후쿠오카를 가장 멋지게 즐기는 방법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많은 여행객이 찾는 나라가 일본이다. 한 번 다녀오면 그 매력이 푹 빠져 자꾸 찾게 된다는 이야기도 들릴 정도로 마음을 끄는 무언가가 있는 게 틀림없다. 몇 년 전 나도 후쿠오카를 가 볼 기회가 있었지만, 후쿠오카 주변 도시에 찾아온 지진의 영향으로 여진이 있다는 말에 선뜻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리고, 숙소와 비행기 표를 취소하며 너무나 아쉬워했었다. 난 또 한번 내 결정이 참 바보 같았다는 걸 깨닫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여행을 간 언니들의 즐거운 여행 사진이 어찌나 부럽던지. 언제 또 가게 될 기회가 생길지 모르지만, 후쿠오카는 내가 꼭 가보고 싶은 도시 중 하나가 되었다!

 

6년 동안 여행, 음식, 와인 분야 기자로 일하며, 세계 곳곳을 다니며 취재하고 글을 쓰신 나보영작가님은 퇴사 후 경험을 살려 여행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여행작가는 어디로 휴가를 가냐는 질문에 다양한 나라를 다녀봤지만, 개인 시간이 생기면 습관처럼 후쿠오카행 비행기 티켓을 끊는다고 한다. (내가 아는 언니도 딱! 그런데, 역시 후쿠오카는 매력의 도시인가 보다) 자주 다녀 본 결과로 쌓인 알짜배기 정보들을 리얼 후쿠오카에 알차게 담았다고 한다. 체력 소모가 적은 동선, 근사한 여행 테마, 현지인들이 가는 진짜배기 맛집, 거기에 일본어 메뉴를 알아보는 법, 간단한 생존 일본어, 정류장 명칭과 요금 소요시간까지 꼼꼼히 기록한 교통 안내까지 소개하고 있다. 특히나 전통 료칸들로 완벽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이웃 도시 벳푸 료칸 20곳과 유후인 료칸 30곳까지!

 

자유여행을 떠나기 전 제일 시간과 정성을 들이는 게 여행 코스를 짜는 게 아닐까. 자주 다녀본 사람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처음이라면, 나처럼 여행 코스를 잡는 게 부담스럽고, 어렵게 느껴진다면 추천 여행 코스를 따라 여행 계획을 세워도 좋고, 기본 코스에서 뺄 건 빼고, 넣을 건 추가해서 나만의 여행 코스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가려는 곳에 대해 기본적인 건 알아보고 가는 게 좋다. 사소한 정보 일지라도 알고 가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보는 건 다가오는 느낌이 다른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내가 가려는 곳에 대해 어느 정도는 공부를 하고 가는 게 좋다. 그 차이가 꽤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온천에서의 휴식, 열차 여행, 일본 특유의 감성이 묻어나는 오래된 카페 탐방, 멋있는 야경까지 테마를 잡아서 규슈를 여행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줄 것 같다. 그리고 여행에서 빼놓을 없는 재미! 식도락이다. 일본 면 요리가 발달한 후쿠오카에서 맛보는 라멘, 우동, 소바! 라멘을 주문하는 법, 토핑의 종류, 현지인처럼 즐기는 방법, 일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스시! 스시를 맛있게 먹는 방법, 스시의 종류, 거기에 일본에 가면 꼭 카페에 가보고 싶었는데, 메뉴들, 주문하는 방법까지 있으며, 알뜰 쇼핑의 팁! 면세 제도까지 설명해주는 세심함까지 여행코스, 교통, 식도락, 쇼핑, 일본어 회화까지 이 한 권에 알차게 꽉꽉 채워져 있다.

헤매지 않고 바로 통하는 현지밀착형 여행서
실용주의, 재미주의, 현장주의

 

여행은 계획을 세울 때부터 시작되는 게 아닌가 싶다. 여행 정보를 수집하고 여행 코스를 고려해 숙소를 정하고, 눈여겨봤던 곳들을 빼고 넣으면서 설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생기기도 한다. 이 책은 나처럼 후쿠오카를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사람에게는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꼼꼼하게 챙겨주는 D-DAY에 따른 여행 준비부터, 여행지에서의 즐거움, QR코드 스캔 한 번이면 책에 소개한 명소, 음식점과 카페, 상점 정보가 담긴 모바일 지도를 볼 수 있고, 일본어 회화는 현지인 발음으로 핸드폰에서 확인할 수 있게 모바일 콘텐츠를 제공한다. 일본 후쿠오카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하지 않나 싶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