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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게 다 행복합니다 - 행복을 발명하며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명로진 지음 / 마음의숲 / 2021년 8월
평점 :
저자가 묻는다. 과연 행복이란? 그 답을 얻기 위해 묻고, 답하고 나이, 직업, 성별 등 가지각색 작가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나 또한 나에게 묻는다. 나에게 행복이란? 행복을 느끼는 일들은? 생각은?
전엔 평온한 일상보단 무거운 몸과 마음이 한 템포 느리게 따라올 때 행복에 대해 생각에 잠겼던 것 같다. 나는 과연 행복한 사람인가? 행복이란 뭘까? 행복은 찾는 건지, 찾아오는 건지? 그런데 요즘엔 이런 생각을 할 새도 없이 마냥 행복하고,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작고 소소하지만 큰 행복을 매일 갱신해 주는 존재 때문에! (물론 처음이라 겪는 시행착오와 힘듦과 피곤함이 동반되는 행복이지만ㅋ)⠀⠀⠀
TV를 즐겨 보는 편이 아니지만, 가끔 챙겨 보는 드라마나 예능은 있었다. 그중 하나가 무모한 도전이었는데, 그 시절 유재석 씨를 보고 몇 안 되는 연예인 애정 리스트에 올려두고, 참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에서 만난 그는 역시나 멋있는 사람인 듯!
나는 행복한 사람인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즉시 말할 수 있다. 무조건 내 편이 되어줄 가족들도 있고, 사랑스러운 아이도 만났고, 나를 응원하고, 아껴주는 사람도 있고, 좋아하는 음식을 언제든 사 먹을 수도 있고, 좋아하는 책도 언제든 읽을 수 있고, 취향이나 취미 생활도 있고, 그런데 가끔 이 모든 걸 덮을 만큼 '행복이란 무엇인지' 의문이 생길 때가 있다. 다양한 이유들로 땅굴을 파고 들어가는 시기하지만 엄마에겐 이런 기분 따위도 사치인 것 같다. 내 기분과는 상관없이 육아는 계속해야 하는 것이므로. (다행히 길게 지속되는 기분은 아니다.) 이럴 때 찾아온 책 한 권이《별게 다 행복합니다》이다. 그리고 묻는다. '당신은 언제 행복한가요?' 그 답을 얻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고, 그 들이 들려주는 행복에 대해서, 작가가 생각하는 행복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리고 나 또한 글을 읽으며, 내 행복에 대해 다시금 정리해 나갔다. 남들이 들으면 별것 아닐지 몰라도 나에겐 최애의 시간들. 좋아하는 책을 읽고, 필사를 하고, 커피나 차 한 잔에 달콤한 디저트를 먹을 때. 여유롭게 산책할 때. 동생들과 맛있는 걸 먹고, 카페 투어를 다닐 때. 최소한의 행복 리스트가 이런 것들이라면 작가가 말하는 별게 다 행복 리스트는 조금 더 구체적이다. 그래서 나도 '나만의 별게 다 행복 리스트'를 작성해 보기로 했는데, 리스트 작성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았다. 책표지처럼 시원한 바람이 부는 정자 위에 대자로 누워보기. 아이가 이유식을 잘 먹어줄 때. 우연히 펼친 책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을 만났을 때. 빠른 육퇴. 가을바람에 낙엽이 바스락 소리를 낼 때. 비온 뒤 산책길에서 만날 수 있는 비에 젖은 흙냄새. 우연히 걷다 예쁜 곳을 발견했을 때 등등 나만의 행복 리스트가 차곡차곡 채워질 때마다 행복도 함께 적립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행복은 찾아오는 게 아니라 내 안에서 발굴하고, 일상에서 발견하고, 만족이란 걸 알아야 하는 것 같다. 오늘부터 나는 행복하기로 했다. 작가의 별게 다 행복 리스트를 쭉 읽다 보면 역시 소소한 행복이 최고다!라는 생각이 든다. 나만의 소소한 행복들이 내 일상에 스며들고, 자주 마주하게 되면, 그 하루는 행복하게 잘 보낸 날로 기억되고, 내 일기엔 행복하다는 문구가 등장한다. 대단하고 거창한 일이 벌어지지 않아도 나는 종종, 그리고 자주 행복을 마주한다. 그럼에도 '행복'이란 단어에 확신이 없다. 자주 찾아오는 만큼 훅 다가오는 다양한 감정에 쉽게 놓쳐버리는 감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작가의 물음을 잊지 않으려 한다. 하루 동안 시간의 빈틈이 생기는 그때, 당신은 언제 행복한가요?라는 물음에 나는 언제 행복하지?라는 물음을 던지고, 소소한 행복을 꾸준히 발굴해 봐야겠다! 누구도 아닌 내가 행복해야 내 가족, 내 주변이 행복해질 거란 생각으로! 천천히 그리고 별것 아닌 일상도 별것이 되는 나만의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보기 좋은 책을 만났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