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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탈출 도감
스즈키 노리타케 지음, 권남희 옮김 / 이아소 / 2024년 2월
평점 :
어렸을 때를 떠올려보면 처음 겪는 환경과 생각지도 못한 돌발 상황에 꽤나 당황했던 기억들이 있다. 조금 더 나이를 먹고 보니 별일 아니었던 상황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세상 진지했었고, 말 그대로 눈앞이 깜깜해지는 위기 상황들이었다. 아직도 기억에 선명한 위기 상황들이 이 나에게도 있었는데 가방에 넣어둔 우유가 터졌을 때, 동생이 씹던 껌이 머리에 붙어버려 긴 머리를 단발로 잘라야 했을 때, 드라이어 빗으로 앞머리를 돌돌 말았다가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아서 5cm의 아주 짧은 앞머리로 지내야 했던 시기 등등 지금 생각해 보면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지만 그 당시엔 당황해서 진땀이 났던 기억들이다.
그런 어릴 적 기억들을 자연스레 소환하는 그림책을 만났다. 어찌나 기발하고 귀엽던지 읽는 내내 피식과 깔깔 사이를 오가며 재미나게 읽었다. 그리고 그때 이 책이 있었다면 앗! 하고 떠올리며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지나갔으려나? 하는 생각에 빙그레 웃음이 났다.
일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위기 상황을 1에서 100까지 위기 수준으로 분류하고, 발생 가능성까지 1단계에서 5단계로 나누어 소개한다.
거기에 위기에서 탈출하는 방법, 비슷한 위기 상황, 위기에 위기가 더해지는 설상가상의 상황까지 귀여운 일러스트까지 더해져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더 이상 위기 상황에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과 함께 시작하는데, 이 책은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보면 참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았다. 이런 상황이 생기면 넌 어떻게 할 거니?라는 말과 함께 비슷한 경험이 있다면 그 주제로 이야기도 나눠보기에도 좋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위기 상황에 상상을 더한 다면 더 재미있게 이 책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경험하지 못 한 미지의 위기 상황! 책에 등장하는 위기에 위기를 더 해보기도 하고, 나오지 않은 수만 가지 위기를 예상해 보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위기를 만났을 때 아이가 조금은 위기로 받아들이지 않고 쓱~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조금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어보기도 했다. 그리고 중간중간 등장하는 작가의 짧은 글에선, 아이들에 대한 다정한 애정이 느껴졌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