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걷는 밤 - 나에게 안부를 묻는 시간
유희열.카카오엔터테인먼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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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하이열

코로나로 전국이 들썩일 때 나는 천사를 품고 있었고, 외출은 부담스럽기만 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외출은 남편과 손잡고 나선 밤 산책이었다. 내 산책길은 고작 집에서 멀지 않은 집 근처였지만, 밤에 걷던 길은 낮과는 확연히 다르게 다가왔고, 놓쳤던 소소함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 도란도란 나눈 이야기도 나중엔 셋이서 걷게 될 그 길도 고스란히 내 시간 위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그리고 내 추억은 밤을 걷는 밤 덕분에 살포시 고개를 들었고, 유희열의 산책길에 동행하며 자연스레 섞여가고 있었다. 유희열의 갬성과 그의 입담을 좋아하는 1인으로 취향 저격 당하고 있는 밤이다.유독 특정 시간에 읽기 좋은 책이 있다. 책 제목부터 세상이 고요해지는 시간에 읽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그 예상은 100% 적중했다. 모두가 잠든 시간, 아이가 잠든 나에게 주어진 꿀맛 같은 시간에 '밤마실러' 유희열이 안내하는 골목 구석구석은 서울이라는 장소가 주는 낯섦과 골목이라는 공간이 주는 특유의 익숙함이 있었다. 자연스레 함께 걷고 있는 기분 좋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화려한 도시의 불빛과 대비되는 고요함, 조근조근 나누는 담소가 소란스럽지 않아 좋았다. 익숙한 길에 담긴 추억을 꺼내보기도 하고, 새로운 길은 탐험하며 새로이 기억에 새겨  남겨보기도 한다. 감성 뮤지션답게 그의 글은 자꾸만 곱씹어 삼키게 만든다. 그리고 밤이 주는 복합적인 감정과 골목이 주는 향수가 잘 어울려져 나만의 감성이 만들어진다. 어둠이 내려앉은 거리를 걷다 보면 다양한 추억과 감정들이 한 데 뒤엉켜 오늘 하루도 잘 버텨준 이에 대한 위로로 다가오기도 하고,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안부를 건네기도 했다.  나도 '밤마실러'가 되어, 고즈넉한 어둠이 내려앉은 산책길을 걸어봐야겠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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