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리의 비밀스러운 밤 브라운앤프렌즈 스토리북 2
김아로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작고, 귀여움으로 중무장한 표지와 가방에 쏙 들어가는 크기, 모서리는 라운딩 처리가 되어 있어 읽기도 전부터 말랑말랑, 한결 가벼워진 마음이 먼저 찾아든 책이었다. 어느 순간 출판계를 점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귀여운 캐릭터들! 보노보노를 시작으로 카카오 프렌즈들이 건네는 위로에 마음이 말랑해졌다면, 이번에는 브라운앤프렌즈 만의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솔직히 카카오 프렌즈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친구였다면, 브라운앤프렌즈는 오고 가며 가벼운 인사 정도 나누는 이웃에 불과했다. 그래서 더욱더 궁금해졌다.  샐리! 너는 누구니?

"각자 글씨가 다 다르게 생겼잖아. 그게 꼭 마음의 모양 같아. 그래서 손 편지가 너무 좋아." / 46

"내일 날씨는… ."
샐리가 신중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내일 알 수 있잖아. 그런데 왜 미리 걱정을 해?" / 133

코니는 퇴근 전까지만 해도 마치 갯벌 위를 걷는 듯 느릿느릿 흐르던 시간이 퇴근을 하자마자 폭주하듯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 107

월요일부터 마치 신기루를 좇듯 주말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월요일은 믿을 수없이 힘들고, 화요일은 기가 차게 힘들고, 수요일은 무념무상으로 힘들고, 목요일은 한시름 놓은 것 같은 기분이지만 기본적으로 힘들고, 금요일은 엉덩이가 자꾸만 들썩거려서 힘들었다. / 109

재미로 시작한 일이 열심히 해야만 하는 일이 되어버렸을 때 무언가 잃어버리는 느낌이 들었다는걸. 그저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에 좋아하는 친구들과 별일 없이 노닥일 수 있는 여유를, 아무 때나 자고 아무 때나 일어나도 상관없는 무계획을, 한적한 오후에 즐기는 나른한 산책의 온도를 잃고 싶지 않았다. / 214

브라운앤프렌즈 스토리북 시리즈엔 샐리보다 먼저 등장하는 주인공이 있는데, 바로 <브라운의 완벽한 고백>이라는 책이다. 포근한 인상의 갈색 곰(브라운)이 등장하는데, 코니라는 귀여운 여자친구를 뒀다고 한다. 책의 처음에 소개된 브라운앤프렌즈 덕분에 이젠 등장인물과 이름을 숙지해서 인지 읽는 동안 등장인물들이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총 5권이나 되는 브라운앤프렌즈 스토리북은 사랑스러운 주인공들 때문에 소장 욕구를 자극하기 충분했다. 역시 시리즈는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 카카오 프렌즈가 다독다독 에세이었다면, 브라운앤프렌즈는 유쾌한 동화 같은 소설이다. 샐리의 비밀스러운 밤은 샐리의 일상과 삶의 이야기가 김아로미 작가님의 손끝에서 탄생됐는데, 유쾌, 상쾌, 통쾌하며 다 읽고 나서는 왜 제목이 비밀스러운 밤인지 나만의 이유를 찾기도 했다. 나도 샐리와 같이 늦은 밤, 새벽의 고요한 매력에 푹 빠져 있는 올빼미형이라 공감 되기도 하고,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난 것 같아 웃음이 나기도 했다. 샐리와 친구들이 사는 그 세상엔 유쾌하고 동화 같은 일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직장인의 애환도 프리랜서의 고충도 존재하는 현실과 동화가 절묘하게 섞인 곳이었다. 글자와 글자 사이에 생긴 여유도,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일러스트로 가득 차 있어, 자기 전에 꺼내 읽기 좋은 책이었다.

너무 열심히 말고, 때론 포기할 줄도 알고, 그럼에도 호기심은 유지하며, 친구들에게 통 크게 베풀기도 하고, 나를 사랑할 줄도 알고! 이제부터 제 원픽은 샐리입니다.

너무 열심히 하지 않아도 애써 견디지 않아도 괜찮다고. 때론 놓치는 게 많아 보이지만,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하는 샐리, 때론 유치한 말 한마디가 때론 단순함이 위로가 될 수도 있다. 복잡한 마음과 생각은 잠시 내려놓고, 샐리가 건네는 이야기에 빠져들어보길 추천한다.

샐리는 다이어리에 '걱정 다이어리'라고 이름을 지어주었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그날 자신을 괴롭히는 걱정거리들을 적고, 턱하고 덮어버리면 그만이었다. 그러곤 평소에는 절대로 쉽게 꺼내볼 수 없는 위치에 얌전히 꽂아두었다. 아주 나중에 다시 꺼내봤을 땐 대부분의 걱정거리들은 저절로 해결되어버린 뒤였다. / 146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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