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딸에게 - 세상 모든 엄마와 딸을 위한 노래
김창기.양희은 지음, 키큰나무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김창기 씨가 노래를 만들어 보냈을 때 엄마의 얘기만 들렸어요. 그래서 딸아이의 얘기도 듣고 싶어 제가 2절을 썼지요. 엄마의 얘길 들을 때 아이 가슴에도 뭔가 얘기가 시작될 테니까요.“ - 양희은


가족은 참 특별한 관계 같다. 가족으로 묶인 순간부터 사랑과 관심을 아무런 대가 없이 쏟기도 하고, 상처와 아픔을 주는 사이도 됐다가 세상 둘도 없는 든든한 내 편이 되기도 한다. 그중 엄마와 딸의 관계는 무엇으로도 설명하기 어렵다. 엄마와 큰 딸인 나는 참으로 아웅다웅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로 변해갔다. 다투기도 많이 다퉜었고, 좋을 때는 한없이 좋은 친구 사이처럼 많은 시간을 공유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모든 말과 행동에 서툰 사람이었을 뿐이었을 것이다. 다만, 그때의 난 지금의 내가 아니었고, 그저 어린아이였다. 그런 내가 받아들이기엔 모든 게 상처로 다가왔다. 그렇다고 엄마와 사이가 멀어진 적은 없으니 참으로 미스터리한 관계일 수밖에!


엄마의 독백으로 시작해 딸에게 건네는 이야기. 염려와 사랑에서 시작된 엄마의 마음이 잔소리로 들리는 딸. 아직은 엄마의 마음보단 딸의 입장에서 그땐 그랬었지. 하고 너무나 공감이 가는 가사. 엄마와 딸은 가족 안에서도 조금 특별한 사이인 건 내가 몸소 겪었기 때문에 지금도 겪고 있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듣기만 해도, 부르기만 해도 코끝이 찡해지는 단어 엄마. 잔잔한 글과 그림으로 채워져 그 두께는 얇지만, 주제와 가사의 무게 때문인지. 결코 가볍게 날아가지 않았던 그림 에세이.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찾아 들어본 양희은 씨의 노래에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평소에도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깊이나 울림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 목소리로 엄마의 얘기를 전해서 그런지, 생각지도 못한 눈물에 당황을 했다. 아마도 뮤직비디오를 보며 내 생각이 났기에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반짝이는 하얀 드레스를 입은 그날, 언제나 어느 때나 개그본능에 충실하며 강하고, 당차게 세상을 살아가던 엄마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꼭 안아드렸던 그날이 스치듯 머릿속에 그려졌다. 언젠가 나도 엄마가 되겠지. 나는 내 아이들에게 어떤 엄마로 그려질지 궁금해졌다. 아이를 낳아 길러봐야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던데. 그때가 되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으려나. 문득문득 찾아온 엄마를 향한 그리움에 일손을 놓는다. 그리고 사랑한다고, 감사하다고 더 자주 연락드려야겠다는 휘발성 다짐을 또 해본다.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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