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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이혼 1
모모세 시노부 지음, 추지나 옮김, 사카모토 유지 원작 / 박하 / 2018년 10월
평점 :
최고의 결혼도 아니고 최고의 이혼이라니? 헤어짐에도 예의가 필요하다더니 잘 헤어지는 부부의 이야기 인가? 근데 연인의 헤어짐도 아니고, 부부 사이에 잘 헤어진다는 게 존재할 수 있는 건가?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흥미로운 제목이 아닐 수 없었다.
2013년 시청률 2위를 했다는 일본 드라마'최고의 이혼'이 소설책으로 변신을 했다. 그리고 2019년 10월 8일 차태현, 배두나 주연 '최고의 이혼'이 방영을 준비하고 있다. 보기만 해도 유쾌한 차태현님과 매력적인 배두나님의 만남이라 기대가 되는 드라마였는데, 이렇게 책으로 먼저 만나보게 되니 드라마는 어떤 식으로 풀어냈을지 더 궁금해졌다.
결혼에 대한 소소한 로망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충격적인 시작이었다. 결혼은 아무래도 현실이고, 신혼에는 많은 다툼이 있다는 것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크고 작은 다툼은 결혼 생활을 유지하면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 다툼 안에는 애정이 바탕으로 깔려 있는 상태이고, 그 일들로 두 사람은 더 돈독해지는 뭐 그런 게 결혼 생활 아니었나? 결혼이란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고통스러운 병이며 고문이라고 하염없이 아내인 유카를 향한 불평 불면을 쏟아내는 하마사키 미쓰오
홀로 사랑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결혼을 포기하는 유카
취미도 성격도 정반대인 이 부부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늘 다툼의 연속이었다. 서로 다른 언어로 티격태격하며 상처를 주고받는 미쓰오와 유카는 홧김에 작성한 이혼 신청서를 유카가 제출하면서 결국 법적으로 남남이 되는 이혼을 하게 되지만, 사정상 한 집에서 남남이 된 채 같이 지내게 되는데?!
결혼의 계기가 된 동일본 대지진이 있던 날 유카의 기억 속 그날은 조금 더 특별했음을 알게 돼서 그런지 별다른 추억도 없이 그저 어쩌다 보니 지진 때문에 결혼을 하게 됐다고 말하는 미쓰오가 참 야속하게 느껴졌다. 남으로 살다 결혼이란 단어로 우리가 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안다. 하지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너무 과하거나 너무 부족해도 문제다. 그 문제의 중심에 서 있는 주인공들 결혼이라는 제도로 묶여 부부가 되었지만, 다시 남이 된 미쓰오와 유카.
료가 혼인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법적으론 남이지만, 부부처럼 지내는 아카리와 료
사실 최고의 이혼에 등장하는 두 남자 주인공은 내 기준에선 정말 매력 0%, 호감도 0%이다. 공감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을 예쁘게 하는 것도 아니고, 사소한 일에도 잔소리가 먼저이며, 다른 여자에게 아내의 불만을 쏟아내는 남편이라니..
결혼에 마음은 없지만 결혼을 하고 싶어 하는 아카리 때문에 혼인 신고서를 작성했고,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아서인지 제출을 하지 않았지만, 그 사실을 말하지도 않은 채 지내는 료는 바람둥이다. 그렇다고 아카리와 헤어지고 싶은 것도 아니다.
다른 여자와 바람피우는 걸 알면서도 어릴 적 본 엄마의 모습이 되기 싫어, 괜찮은 척, 쿨한척하는 아카리도 역시 답답하다. 이런 답답한 상황들과 캐릭터들의 연속이지만, 나는 쉽게 책을 덮지 못했다.
그들의 관계 변화와 결말이 궁금해진 것도 있었지만, 지금 느끼는 답답함을 풀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아쉽게도 1편에선 답답함을 가득 안겨주며 끝나버렸지만, 2편에선 펑 뚫리는 사이다 같은 상황이나 대사들이 만무하기를 바란다.
어느새 그들의 일상에 깊이 발을 들여놔 버린 나는 다시 관계가 회복되는 결과든 서로의 곁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좋으니 그저 각자의 행복을 찾았으면 하는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마음의 상처 한 개쯤 품고 살아가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 상처를 서로 보듬어 주고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사랑이 되어주는 해피엔딩을 꿈꾸는 나이기에 이 책의 주인공들도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갈등 투성이인 채 끝이 나버린 최고의 이혼 1, 이기에 다음 이야기가 빨리 보고 싶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