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 박주정과 707명의 아이들 - 분노는 내려놓고 사랑을 취하라
박주정 지음 / 김영사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교육은 가르침이 아니라 동행이었다. 형용사가 아니라 동사였다. 침침한 교실에서, 벌판이나 강가에서, 경찰서나 재판정에서 늘 아픈 아이와 함께했고, 그들의 고통스러운 부모와 휘청거리는 조부모와 함께 있었다."

_6p.


한때는 교사를 꿈꿨던 사람으로서, 그늘에 가려진 아이들까지 보살피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던 사람으로서 박주정 선생님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꿈을 이루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한편으로는 포기해버렸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히기도 했고, 내가 이 책을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 먼저 읽었더라면 조금은 달랐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나의 교육은 가르침이 아니라 동행이었다'라는 말이 수직이 아니라 수평을 향해가는 희망찬 말처럼 느껴져서 아득한 공교육의 현실에도 이런 분들이 계시기에 이제껏 견딜 수 있었구나 싶은 순간이 많았습니다. 점점 더 높아지는 '평균'이라는 이름 아래 무수히 많은 아이들이 음지에 가려지고 내처지는 상황 속에서 과연 '아이들이 미래다'라는 무책임한 말을 쉬이 할 수 있을까 자주 고민합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를 버린 건 학교였다'라고 말하던 어느 다큐멘터리 속 비행 청소년의 얼굴이 생생하게 떠올랐습니다. 낙인처럼 따라붙은 딱지표가 그들을 더 뾰족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기에 박주정 선생님 같은 어른이 곁에 있었다면 모난 마음을 다독일 수 있지 않았을까 지금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7명에서 시작한 일이 707명 그 이상의 아이들을 돌보기까지. 쉽지 않았을 여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좋은 사람 곁에 있으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는 말처럼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더라도 저도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이고 싶다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곁을 내어주고 싶다는 소망을 비춰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