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작아 많아 빨라!
이동주 지음, 이경석 그림 / 키위북스(어린이)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청 작고 많고 빠르다는 제목과 그림을 보는 순간 아이는 물벼룩이라는 말을 외쳤습니다. 수채 생물을 채집하면서 가재의 등에 붙어 있는 기생충같은 작은 존재와 물에서 톡톡 튀는 작은 물벼룩을 만나게 되었고, 이후에 미생물 관련 자연그림책을 찾아보다 보니 이 책에서 설명하는 작은 생물에 대해 첫눈에 매료되었습니다. 잘 관찰해야 보이거나 현미경을 통해서 관찰해야만 그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는 요각류의 생물은 아이가 좋아하는 원시 생태의 고대생물과 닮은 모습이기도 합니다. 생물의 형태와 몸의 구조, 서식지, 분류 등 요각류의 생태를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 요각류 전문 그림책입니다. 특히 긴노요각, 검물벼룩, 갈고리 노벌레의 생김새와 특징을 다각도로 그려놓은 부분이 아이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어려운 단어들도 쉽게 설명이 되어 있고, 지식이 많은 자연과학책이지만 과학자의 눈으로 그려낸 글을 만화 느낌으로 그림을 구성한 부분이 친근하게 그림책을 볼 수 있어서 재미도 한층 컸습니다. 이 책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작가의 말이었습니다. 요각류를 연구하는 과학자의 연구 분야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요각류가 지구상의 많은 생물의 유지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눈에 잘 보이지 않았던 요각류가 우리 주변에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요각류를 왜 연구해야 하는지 알게 되어 아이의 요각류에 대한 관심이 더욱 많아 졌고 생태학적으로 요각류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기에 이 책의 가치가 더욱 커졌습니다.

 

이 책의 작가는 실제로 채집한 요각류를 직접 그려 연구에 활용한다는 그림 좀 그리는 요각류 박사님이라 불립니다. 생물의 세밀화를 그려 보고 싶어하는 아이에게는 그림 그리는 과학자가 꿈이 되었습니다. 작가는 응용생물학에서 곤충 전공, 수서무척추동물을 공부하여 자연사박물관에서 연구원 생활을 한 후 생태학과 진화학을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작가의 이력은 아이에게 역할 모델이 되어 주기도 하였습니다.

 

부산 수영구에 위치한 책방 동주는 작가가 운영하는 자연과학 전문서점입니다. 이곳에는 과학책과 문학, 그림책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곳이듯, 작가는 최재천 교수의 통섭의 학문을 이 책에도 담아놓았습니다. 그림 그리는 과학자로, 생물을 연구하는 교수로, 숲해설가이기도 한 책장의 주인이 책방에서 과학의 문턱을 낮추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처럼 현미경을 통해 본 미생물의 세계를 쉽게 만나볼 수 있도록 전문적인 과학의 내용을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점이 참 좋았습니다. 과학의 세계가 어렵다기보다 호기심과 관심을 갖게 해준 그림책이었습니다.

 

잘 몰랐던 생물의 궁금증을 풀어낸 그림책은 작가가 자연과학책방을 운영하면서 현미경을 제대로 써보자는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과 관찰하고 신기해하는 장면들이 그림책에도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 인문과 과학을 넘나드는 작가의 통섭적 사고가 요각류의 생태와 관련된 그림책에서도 물씬 느껴집니다. 어릴 적 과학자를 꿈꾸고 현미경과 서적을 뒤적이며 생물에 대한 관심을 키워줄 수 있는 그림 그리는 과학자의 그림책은 아이의 호기심을 키워주는 마중물이 되어주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