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메로스의 일리아스 - 신들의 전쟁과 인간들의 운명을 노래하다 주니어 클래식 16
장영란 지음 / 사계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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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전쟁과 인간들의 운명을 노래하다.

 

고대 그리스의 대서사시인 <일리아스>는 고전 중에 고전이다. 대부분의 고전은 읽을수록 어렵지만 배울 것은 많다고 생각한다. 서구 정신의 근원과 원형을 담고 있다는 <일리아스>는 서구 문학과 예술과 문화에서 호메로스의 세계가 2천년 이상 변형되어 오면서 인간의 삶에서 마주치게 되는 주제를 통해 삶의 통찰력을 보여주는 상상력의 원천이 되는 작품이다.

 

그러나 고전 작품은 배경지식을 함께 공부할 때 더 많은 지혜와 이해를 할 수 있다. ‘인류의 보편적 사유에 접근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의 전반적 이해가 동반되어야 작품 배경과 작품의 내용을 즐길 수 있는 경지에 오를 수 있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이 간다. <일리아스>의 시작은 아킬레스의 분노로 시작하여 분노로 끝난다. 처음의 아킬레우스의 분노는 아가멤논을 향하게 되고, 결국 헥토르를 죽음에 이르게 하며 끝이 난다. 헥토르의 이야기로 끝이나면서 헥토르의 장례의식은 <일리아스>전체의 정체성을 의미하는 이유가 된다. 왜 호메로스가 이러한 결말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설의 설명을 통해 작품의 상징성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은 그리스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장영란 작가의 전문성을 통해 그리스의 신화와 철학, 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다. 특히 고대 그리스의 기원과 탁월성에 관한 연구의 깊이를 통해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통찰하고 인간 삶의 실존적 한계와 이 작품이 수많은 예술가의 영혼을 불타게 한 작품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고전을 톺아보는데 도움이 된다.

 

호메로스가 누구인지, 고대 그리스 시인이란 불리는 호메로스가 종종 눈이 먼 것으로 표현되는 이유도 설명한다. 호메로스가 상징적으로 사용했다는 것과 실존적인 인물인가에 대한 논란도 눈여겨 보게 된다. 또한 <일리아스><오뒷세이아>와 분리하여 작품을 이해할 수 없다. <일리아스>가 아킬레우스의 이야기라면, <오딧세이아>는 오뒷세우스의 이야기이고, 트로이 함락 마지막 순간에 가장 결정적 역할을 했던 오딧세우스이기에 트로이 함락과 귀환이야기와 중복되지 않기 위해 각 작품의 끝지점의 타당성도 이해하게 된다.

 

<일리아스>를 이해하기 위해 그리스의 배경과 문화를 설명한다. 문자가 사라졌던 암흑시대로 불린 시기는 글이 아닌 말로서 그리스의 구전문화가 지배했다. <일리아스>가 서사시로 텍스트를 읽기 어려워 암호해독이 필요하다. 엄청난 양의 그리스 이름이 나오고 영웅의 이름과 별칭, 틀에 박힌 상투적 형용사나 형용구가 반복되는 운율도 설명을 읽고 나면 작품이해에 도움이 된다. 우리가 그리스인이라 부르는 그리스인은 그 당시에는 그리스인으로 불리지 않았다. <일리아스>의 그리스인은 다나오스인, 아르고스인, 아카이아인으로 그 지역에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의 배경들을 이해하게 된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주요 인물을 그리스 진영, 트로이 진영으로 구분하여 자세히 설명하였고, 주요 민족의 계보를 통해 작품의 영웅들의 관계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2415693행으로 이루어진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의 주요 내용을 12장으로 정리하여 한 권의 책에 인생이라는 전투에서 겪는 시련과 역경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해설서처럼 이해하도록 담은 책이다. 두꺼운 책이지만 <일리아스>를 읽은 사람도, 읽지 않은 사람도 단숨에 읽어지는 책이다. 문학에서 영화에서 자주 만났던 트로이 전쟁을 이 책을 통해서 이해하고 완성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책은 최초의 고전이라는 <일리아스>를 깊이 읽으면서 나아가 고대 그리스 철학과 로마신화, 이 책을 통해 영감을 얻었던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고 다양하고 넓은 사유를 가능하도록 한다.

 

독서모임에서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있다. 카잔카키스는 크레타 섬에서 태어나 크레타 인으로 자칭하기를 좋아한 작가이다. 카잔차키스가 자신의 영혼에 깊은 골을 남긴 사람들 이름 중 가장 먼저 꼽은 사람이 호메로스라고 한다. 그리스 민족의 시인 호메로스는 고향 크레타이자 조국 그리스 그 자체이기도 하고, 호메로스라는 이름은 카잔차키스라는 존재의 정체이기도 하다. 이렇듯 호메로스의 작품을 깊이 읽게 되는 이 책을 통해 독서의 즐겨움이 배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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