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묵정밭‘ 서평

두근두근 묵정밭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ㅣ 책고래아이들 24
이성자 지음, 조명화 그림 / 책고래 / 2021년 8월

이 책을 통해 새로운 단어의 의미를 깊이 새기게 되었다. ‘묵정밭’은 오래 내버려 두어서 거칠어진 밭을 의미한다. 농사를 짓는 논밭과 달리 잡초만 무성해진 땅을 주변에서 자주 보면서도 그것이 묵정밭이라는 단어로 불린다는 것을 이제야 알고나니 묵정밭의 야생화나 풀벌레가 새롭게 다가왔다.

민규할머니의 묵정밭은 할머니가 편찮으셔서 도시의 아들집으로 가게 되면서 만들어졌고, 그 밭에서 품는 새끼쥐들과 벌과 나비, 풀벌레, 그리고 개망초같은 잡초라고 비하되는 꽃들이 생명력을 갖고 살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두근두근’ 제목처럼 작은 생명들을 품어주는 따뜻한 묵정밭은 우리가 이웃과 함꼐 살아가는 모습을 닮았다.

바쁘게 여유없이 주위를 둘러보기도 힘든 요즘 짧은 시간이지만 느리게 걸으며 묵정밭을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은 내 주변의 사람을 살펴보는 것과 같다. 베풀고 나누는 삶이 실속이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갈 힘을 얻고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다. 무심히 스쳐가는 묵정밭 풀숲에도 수많은 생명들이 부지런히 살아가듯 우리도 서로 어우러져 따뜻한 위로를 하며 살아간다.

이 책을 통해 버려진 듯이 보이는 쑥대밭같은 묵정밭이 얼마나 많은 것을 품고 있고, 꽃을 피우고 살아가게 하는지를 깨닫게 한다. 더불어 살아감의 가치를 배우고, 생명이 있는 공간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갖게 한다. 특히 자연이 우리를 품어주듯, 우리도 자연을 품음으로써 순환의 한 생애를 사는 인생의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