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질 때 나누는 말들 사계절 1318 문고 119
탁경은 지음 / 사계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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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등학생인 10대 청소년의 다양한 고민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소설입니다. 풋풋하면서도 공부에 힘겨워하는 고등학생들의 꿈, 사랑, 우정, 공부, 진로, 부모와의 감정 등 일상적이지만 시시콜콜하지 않고 다양한 생각들과 고민들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미성숙함의 서툰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보다 충실하게 살아가는 진지한 십대의 심리적 힘겨움과 고민들이 학창시절의 일상에서 소소하고 재미있게 읽혀집니다.

 

십대의 청소년소설은 10대만 읽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하였습니다. 교사로서, 어른으로서 학생들이 연애를 하는 것보다 학업에 더욱 충실하길 기대하면서도 고등학생이 아이가 아니구나, 어른스럽구나를 매번 느꼈는데, 이 소설에서도 십대의 아이들은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데 인간으로서 삶을 사는 누구나 겪는 많은 감정들을 이야기하고 공감할 수 있음을 새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모두 4명인데, 등장인물 모두 마음이 따뜻하고 생각이 많은 아이들입니다. 소논문 동아리에서 범죄심리에 대한 주제로 자료 수집을 하는 과정에서 주인공 서현, 동주, 지은은 만나게 됩니다.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를 찾던 중 다큐멘터리에서 본 김천소년교도소의 현수에게 서현이 편지를 쓰게 되면서 편지형식으로 현수와 서현의 많은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지은은 동주를 좋아하고, 동주는 서현을 좋아하는 삼각관계 구도 속에서 십대의 우정과 사랑 모두 중요한 키워드가 될 수 있음을 알게 합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무사태평하게 보이는 사람들도 마음 속 깊은 곳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라고 한 것처럼 평범하고 완벽해보이는 그 누구도 자신 만의 고민이 있게 마련이고, 자기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기는 쉽지 않음을 말해주는 소설입니다. 청소년소설이라고 하지만 자신의 내면에 있는 내면 아이를 찾고 헤매는 어른들에게도 이 소설은 자신답게 살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사는 것이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합니다.

 

십대는 꿈과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런데 이 소설을 읽으면 꿈과 진로는 청소년만의 고민이 아니라, 성인으로 성장하고도 생각하고 꿈꾸는 끝이 없는 과제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서현의 문장수집이라는 취미 덕분에 주옥같은 글들이 마음을 울리게 합니다. 십대들이 하는 고민에 어떤 말로 답을 해야 하나 어려울 때가 있는데, 이 소설을 통해 진심으로 위로가 되는 좋은 문장들이 많아 대화 내용 중에 밑줄이 절로 그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소설가는 아주 먼 거리를 뛰어야 하는 러너라는 것을. 지금 쓸 수 있는 것을 천천히 쓰면 된다는 것을. 글을 쓰는 동안 즐겁고 진정 몰두했으면 충분하다는 것을. 지금 쓴 소설이 흠잡을 데 없다면 황홀하겠지만 그럴 일은 절대 없으리라는 것을. 그렇다해도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이 있으리라 믿고 나아가면 된다는 것을.‘을 읽으며 이 소설을 단숨에 읽은 후 책을 덮는 순간 밀려드는 감정들이 복잡하면서도 행복하고, 십대의 아이들과 지난 나의 십대가 얽히고 섥히며 찐한 여운이 온 몸에 퍼지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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