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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에서 ㅣ 사계절 1318 문고 129
김혜정 지음 / 사계절 / 2021년 5월
평점 :
학교 안에서 서평
청소년기 대부분의 순간을 보내는 학교를 사람들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작가와 함께한 이들은 그리 유쾌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학교에서의 아픔을 지니고 있는 인물들의 사연을 볼 때면
지난 시절 내가 학교에서 겪었던 아픔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학교의 구성원으로 학생들을 책임져야 하는 교사로서의 고민이 깊어지기도 한다.
작가의 생각에는 충분히 공감한다.
학교는 아이들을 충분히 보호해주지 못한다.
좋은 기억만을 심어주지 못한다. 많은 상처를 안겨주기도 한다.
학교는 아직도 과거의 악습을 많이 가지고 있으며
많은 교사들이 오래된 가치관을 추구하고 있다.
학교는 변해야 한다. 아주 많이.
그러나 작가가 풀어낸 이야기가 나에게는 설득력있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과연 작가가 제시하는 학교의 문제들이 학교에서 기인한 것이 맞는걸까?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상처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서로 다른 여러 사람들을 한 장소에 모아두니 그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것이 학교의 탓인가? 사회에서는 일어나지 않는가? 직장 내 따돌림, 군대 내무반 문제 등…
학교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의 문제이며 구성원들의 도덕성 문제이다.
물론 학교에서 그 상처들을 보듬어주고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나, 학교는 사람을 통제하는 장소가 아니며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완벽을 추구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단 몇 명의교사들이 수백의 학생들을 보호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만약 폭탄이 설치되어 갇힌 공간이 회사였다면, 군대였다면, 명절에 가족이 다 모인 가정집이었다면,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이 작품에서 언급된 문제들은 학교 밖에서도 일어날 수 있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은 학교 뿐만 아니라우리 사회 구성원 전부가 나서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일들이다. 학교의 역할만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학교에서 발생한 문제는 사회에서 파생된 것이 많다.
경쟁을 부추기는 선발 제도, 사회에 만연한 차별, 가정의 붕괴 등 여러 원인이 존재하는데
학교의 잘못만 부각하는 느낌이 들어 많이 아쉬웠다.
사회는 학교에서 부당한 사회에 순응하는 인간을 키우기를 바라면서, 사회에 만연한 문제는 해결해내라는것은 너무 무책임한 것이 아닌가 싶다.
작가가 학교를 통해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들을 꼬집은 것이라면
동감하는 바이나,
작품을 읽다 보면 학교의 문제만을 부각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다.
건강한 학교를 만드는 것은 학교만의 과제가 아닌 사회 구성원 모두의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