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장갑나무
자끄 골드스타인 글.그림, 예빈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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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기를 즐기는 어린 소년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함께 무언가를 하기를 좋아하는데 그 소년은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긴다. 혼자 낚시를 하고, 요리를 하고, 체스를 두고,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일은 소년이 '베르톨트'라고 이름을 붙여준 500여 년 된 떡갈나무에 오르는 일이다. '베르톨트'의 우거진 잎사귀 속은 소년에게 포근한 안식처가 되어준다. 수십 킬로미터나 떨어진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으면서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관찰할 수도 있다. 소년은 봄이 오기를 기다린다. 봄이 오면 '베르톨트'에 풍성한 잎사귀들이 돋아나 소년에게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해줄 테니까. 하지만 기다리던 봄이 왔는데 소년의 떡갈나무 '베르톨트'에는 잎사귀가 돋아나지 않는다. 소년은 '베르톨트'가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베르톨트'의 죽음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앙상한 나무가지만이 남아있는 '베르톨트'에게 장갑을 모아 달아준다. 마지막 잎사귀를 틔운 것처럼 '베르톨트'의 마지막 떠나는 길을 장갑으로 따뜻하고 아름답게 소년의 마음을 담아 사랑을 싹 틔워준다.

 

<안녕, 나의 장갑나무>는 소중한 존재와 이별하는 것이 슬프지만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자연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느끼게 해준다. 소년은 자신의 친구가 되어 주고 안식처가 되어준 소중한 떡갈나무 '베르톨트'를 위해 죽은 후에도 아름다울 수 있게끔 장갑 잎사귀를 선물해 준다. 어린 소년이지만 참 예쁘고 기특한 마음을 가졌구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린 소년은 자신이 남들과 같지 않다는 것, 남들과 다르다는 것, 사람들이 외톨이라 부른 것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소년에게는 미로가 되어주고 집이 되어 주고 성이 되어주는 큰 가지와 무수히 많은 잎사귀를 가진 떡갈나무 '베르톨트'가 있기 때문이다. 소년이 거대한 떡갈나무에 오르는 것이 마치 우리네 인생과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자그마한 나무는 쉽게 오르지만 거대한 떡갈나무는 쉽게 오르지 못한다. '베르톨트'를 많이 올랐던 어린 소년은 나무의 모든 구멍과 움푹 파인 곳들을 알고 손을 어디에 짚을지, 발을 어디에 디뎌야 할지를 알고 있다. 거대한 나무를 쉽게 오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지만 자주자주 오르다면 못 오를 곳도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감히 꿈꿀 수 없다고 오를 수 없다고 포기하지 말고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다보며 언젠가는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녕, 나의 장갑나무>는 소중한 존재와의 이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어린 소년이 나무에 오르는 과정은 우리 어른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것 같다. 아이들이 읽어도 좋고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동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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