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사람이다 - 지리산 이야기
정영혁 지음 / 아마존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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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게스트하우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여행은 사람이다>의 저자인 정영혁은 신명 나게 정말 원 없이 일한 은행원(지점장)으로서의 자리를 내던지고 앞으로의 삶과 긴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전으로 지리산으로 내려와, 본인만을 위한 삶터가 아니라 지리산을 사랑하고 지리산이 그리운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지리산 베이스캠프인 '노고단게스트하우스 & 호텔'을 지리산 자락 아래 구축했다.

책을 통해 신한은행에서 보낸 24년간과 지리산에서 보내고 있는 6년 동안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단다.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임에도 영업점에서 놀라운 실적을 올렸던 활약은 직장 생활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았고, 은퇴를 앞두었거나 꿈 앞에 머뭇거리는 이들이나 삶의 산등성이와 계곡을 넘어가며 힘들어라는 이들에게 본인의 이야기가 희망이나 반면교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지난 삶의 경험과 깨달음들을 만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고 앞으로도 계속 나누면서 진행형으로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오르막이 있으면 필히 내리막이 있고 계속되는 평지란 아예 없는 것이 산행이듯이 인생 또한 그것과 다를 바 없으니 휴식이 필요할 때 지리산 노고단게스트하우스를 방문하면 충분한 휴식으로 몸과 마음을 회복함과 동시에 잘 몰랐던 지리산 주변의 이야기와 사람, 자연, 생태, 환경 등의 해박한 지식과 이론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꼭 다녀오고 싶은 곳이 되었다.


저자는 전국에 있는 산은 거의 다 다녀보았고 해외의 유명한 산들도 다녀보았는데, 나이가 마흔이 넘어서면서부터 우직하면서 듬직한 지리산이 눈에 들어왔단다.

전체를 다 아우르고 있고, 들어갈수록 계속 깊이가 있고, 여러 방향에서 아주 폭이 넓어 걷기에 지리산만한 산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지리산 능선뿐만 아니라 지리산 자락의 둘레길과 산책길들도 빼어나며 걷기에 좋단다.

걸으면서 생각하고, 휴식하고, 충전하기에 지리산만한 곳이 없으니 걷고 싶은 사람,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지리산으로 오길 바란다고 했다.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은 이미 지리산 자락을 거닐고 있는 것만 같다.

엉덩이가 들썩들썩 발가락이 꼼지락거린다.

한 달에 한 번씩 지리산 둘레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더 자주 더 많이 걷고 싶지만 아직은 시간과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 게 아쉬울 뿐이다.

지리산 둘레길은 총 285km로 3개도(전북, 전남, 경남), 5개 시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 120개 마을을 잇는 장거리 도보길로 모두 22구간으로 나눠 운영 중이다.

한 달에 한 번씩 걷는 길이라 대략 2년 정도의 긴 시간이 걸리는 장기 계획이지만 부지런히 다녀 꼭 완주하고 싶다.

그리고 구례 쪽을 지날 때면 노고단게스트 하우스& 호텔을 들러봐야지!

물론 둘레길 일정과 무관하게 지리산을 여행하게 된다면 꼭 방문해 머무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여행의 가장 큰 이득은 본연의 나를 만나는 일이다.

그리고 가장 큰 즐거움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며 가장 큰 배움도 사람을 만나는데서 얻는다.

'여행은 사람이다'


P. 37) 여행의 즐거움은 어디서 오는가?

'여행을 즐겁게 하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여행객들이 자주 묻는 질문인데 답은 아주 간단하다.

'스스로 즐거운 여행자가 되는 것'이다.


P.41) 아이 홀로 여행을 보내야 하는 이유

여행은 최고의 공부이다.

특히 혼자 떠나는 배낭여행은 인생의 종합선물세트이다.

새로운 세상을 배울 수 있다.

가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하고 있는 청춘이라면 고민할 것 없이 무조건 떠나라.

여행을 떠나면 모든 상황을 본인 스스로 판단하며 다녀야 한다.

좋으면서 불편함 또한 느낀다.

그 순간 우리 집, 가정과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몸이라도 아프게 되면 그 절실함은 더욱더 커진다.

숙박과 식사 등 사소하고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의 모든 것을 완전히 새롭게 깨닫게 된다.

혼자 결정하고 스스로 하는 독립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쉽게 결정하기 쉽지 않았다.

수백수만 가지 걱정과 불안한 생각에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떠나는 그 순간까지 갈등했는데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아이는 신기할 정도로 마음의 키가 훌쩍 자라있어 정말 보내길 잘 했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첫걸음을 떼어놓는 그 순간이 참 어려운 것 같다.

집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세상 밖으로 나간 아이는 스스로 잘 해내려 애쓰며 또 다른 세상을 배워 나가고자 노력한다.

우리는 믿음과 격려로 아이의 성장을 응원하고 지지하면 되는 것이다.


P.56) '우리 아직 죽지 않았다' 중년들의 지리산 종주

등산을 잘하는 비결은 '슬로 앤 스테디 (Slow & Steady)',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걷는 방법이다.

이 호흡이 익숙해지면 정말 잘 걷게 된다.


- 아직 초보산행러다보니 페이스 조절에 따라 그날의 산행이 무난할 때도 있고 버거울 때도 있다.

뒤로 누군가가 따라오면 마음이 그렇게 바쁘고 조급해질 수가 없다.

빨리 나아가기엔 체력이 따라주질 않다 보니 먼저 가라고 길을 비켜주다 보니 점점 뒤처지게 되는데 산악회를 따라 가지 못하는 큰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괜히 나 때문에 진행에 곤란함을 줄 것만 같기 때문이다.

남편이랑 둘이서만 다니면 세상 마음이 편하다.

천천히 꾸준히 걸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처음 산행을 시작했을 때보단 체력도 늘고 걷기도 늘어 산행 거리와 시간을 조금씩 늘려갈 수 있게 되었다.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인 지리산 종주를 멋지게 성공할 그날을 기약하며 지금도 주말이면 산으로 향한다.


P.113) 산책이든 산행이든 걸어보면 안다.

번잡했던 마음이 가라앉고 욕망과 고민의 실타래가 서서히 풀린다.

걸을수록 복잡했던 머리와 마음이 환기된다.

한참을 걷다 보면 어느덧 고즈넉이 나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차분하게 무언가를 마주하는 상태에 이르는 것이 명상이라면 걷기는 최고의 명상법이다.


P.113) 좋은 여행은 좋은 여행자가 만들 듯, 좋은 인연은 좋은 사람이 만든다.


P.142) 아름다운 풍광을 보면서 나와 대화하는 시간이 좋았다.

산에 오르는 동안은 오롯이 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이었다.

오르면서는 나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에 대한 답을 찾았다.

내려오면서는 기대감과 설렘을 느꼈다.

산을 알게 되면서 나의 삶은 더욱 밝고 즐거워졌다.

산에서 스트레스와 난관을 이겨내는 힘을 배웠고, 육체적인 건강을 챙길 수 있었다.

산을 오르면서 혼자 결정하며 나아가는 힘을 키웠다.


P.154) 아이들 교육에선 무엇보다 호기심을 발동시키는 것과 칭찬이 제일 좋다.

실제로 아이들을 키우면서 공부하라고 잔소리한 적이 없다.

학원도 보내지 않았다.

대신 책을 많이 읽혔다.

그리고 지방 여행과 시내 투어, 등산과 캠핑 등 가족여행을 많이 다녔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공부는 스스로 챙기게 된다.

아이들에겐 왜 필요한지 호기심을 자극하고, 잘했을 때 칭찬해 주는 게 가장 종은 방법이다.


- 우리 부부와 같은 교육관을 가지고 있어 반가웠던 부분이었다.

학원을 보내지 않고,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내려놓기가 쉬운 선택은 아니었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이 원했던 일이었기에 믿고 기다리며 지지해주었더니 스스로를 챙기는 기특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크게 보고 멀리 보면 눈앞의 욕심이 얼마나 별 볼일 없고 작은 것임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아이들을 키우는 것 또한 다를 바 없다.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적과 등급에 전전긍긍하며 닦달하지 말고 좀 더 먼 곳을 내다보면 마음에 여유도 생기고 미쳐 보지 못했던 아이들의 본 모습도 보인다.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행복한 미래를 함께 꿈꾸며 응원해줄 수 있는 부모가 되고자 언제나 노력 중이다.


P.309) 부엔 까미노(Buen Camino)!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인사말로, '좋은 길 되세요!', '좋은 여행 되세요!'라는 의미다.

노고단게스트하우스가 지리산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안락한 아지트', '지리산 베이스캠프', '산티아고 순례길의 알베르게'같은 곳이 되길 바라며 운영하고 있다.

여행하는 이들에게 여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자는 것' 과 '먹는 것'이다.

이 두 가지에 문제가 생기면 여행은 엉망진창이 된다.

그만큼 이 두 가지만 충족이 되면 여행은 만족스러워지고, 더 많은 추억으로 풍족하게 된다.

노고단게스트하우스에서 잘 주무시고, 부엔까미노에서 잘 드시고 가시는 것, 그게 내가 바라는 바다.

순례길 위의 알베르게를 꿈꾸는 내가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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