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은 언제나 내편
박현옥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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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니 시간적인 여유가 많이 생겼다.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니 마음에도 여유가 찾아오고 이제는 쉼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때때로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떠나려면 직장 생각도 나고 비용적인 부분도 생각이 들어 쉽지 않지라는 맘으로 접어두었는데 이번에 만난 책 <오름은 언제나 내편>을 읽고 진짜 나에게 쉼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올해 꼭 제주도에 가리라는 다짐을 했다.

박현옥 작가는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15년 가까이 교육 현장에 몸담았던 평범한 워킹맘이었다. 치열하고 숨가쁜 도시 생활에 지쳐가던 중, 남편과 우연히 떠난 제주 여행에서 위로를 얻고 마법처럼 제주에 정착하게 된 '육지 여자'이다. 제주에 살게 된 후 제주의 매력에 완전히 매료되어 제주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문화탐방지도사 과정을 수료했고, 오름 전문 회사에서 마케팅 팀장으로 일하며 블로그와 SNS에 오름 이야기를 꾸준히 기록해 왔다. 현재는 제주문화유산돌봄센터에서 일하며 제주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돌보는 진짜 제주 사람이 되었다.

 제주를 안내하는 여행 가이드북일까라는 생각을 하고 책장을 펼쳤으나 이 책 <오름은 언제나 내편>은 단순한 여행 가이드북이 아니다. 작가가 선정한 제주 곳곳의 매력적인 오름 베스트 14곳을 배경으로, 위대한 자연이 주는 위로와 함께 그곳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와 역사를 작가만의 다정한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책의 첫 장은 오름을 지키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제주민들의 삶이 녹아 있는 따뜻한 오름부터, 우리의 오감을 가득 채워주는 자연, 사랑스런 아이들의 놀이터가 된 풍경들이 그려진다. 특히 '외국인이 사랑하는 k-오름'에 나오는 '마크'의 이야기를 읽으며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제주의 자연을 진지하게 공부하는 그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매일 똑같은 일상에 젖어들어 어쩌면 타성에 젖어있는 내게 이 모습은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왔다. 

책의 두번째 장은 제주가 품고 있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설문대 할망의 신화부터 제주 돌담, 곶자왈의 생명력, 그리고 가슴 아픈 역사인 일제 동굴진지와 4.3 사건의 상처까지 제주의 오름이 품고 있는 수많은 서사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제주 여행을 할 때 마냥 즐겁게만 여겼던 장소들이 그저 예쁜 포토존이 아니라, 제주의 눈물과 기쁨 또한 켜켜이 쌓여 있는 곳이란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마지막 장에서는 느리게 걷는 제주 오름 14곳이라는 제목으로 작가가 추천하는 베스트 14곳의 오름이 담겨 있다.

다랑쉬오름의 웅장한 분화구와 송악산에서 즐기는 멍때리기, 환상적인 곡선을 자랑하는 용눈이오름과 숨차지 않게 한걸음에 오를 수 있다는 아부오름, 은빛 억새 바람이 부는 따라비오름과 작은 백록담을 품은 금오름 등.. 숨가쁘게 살고 있는 나에게 작가의 베스트 오름에 대한 이야기는 '괜찮아. 천천히 가도 되!'라고 조용히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나의 속도대로 한걸음씩 내딛다 보면 어느덧 정상에 닿아 시원한 한줄기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오름처럼, 나의 인생 후반전에는 여유를 가져도 좋겠구나라는 포근포근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매일 육아와 업무에 치이는 대한민국의 워킹맘들에게! 제주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화려한 관광대신 제주의 진짜 숨은 매력과 깊이를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 <오름은 언제나 내편>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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