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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쇼펜하우어 ㅣ 열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 엮음, 홍성광 옮김 / 열림원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40대 중반 워킹맘이다. 20대에는 직장다니면서 돈버느라 바빴고 30대에는 결혼해서 육아하면서 일하느라 바빴고 40대 중반이 되니 아이도 좀 크고 여유가 생기니까 '아! 내가 그동안 너무 스트레스를 알아차릴 시간도 없이 정신없이 살아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회사에서는 인간관계나 업무에 치이고, 퇴근 후에는 육아와 살림이라는 또 다른 노동이 기다리고 있고! 나만의 시간, 자아성찰은 먼가 사치처럼 느껴지는 현실속에서,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쇼펜하우어』를 읽게 되었다. 19세기 염세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과연 현대를 사는 나의 스트레스에 어떤 해답을 줄 수 있을까 궁금해하며 리뷰를 시작한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가 잘 아는 염세주의 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이다. 그의 대표작인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와 『소품과 부록』 등에서 스트레스와 불안의 근원을 통찰하는 266개의 문장을 엄선해 엮은 책이다. 엮은이는 독일의 유명 출판사 편집자 출신인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로 쇼펜하우어의 본고장에서 대중을 위해 기획했다는 사실은, 이 책이 단순히 학술적인 철학서가 아니라, 현대인의 고통에 실질적인 위로와 지혜를 건네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은 쇼펜하우어 철학의 핵심을 7개의 주제로 나누어 제시하고 있다. 7부 구성은 스트레스의 원인을 개인의 내면에서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궁극적으로 삶과 죽음의 문제까지 확장시켜 서술하고 있다.

쇼펜하우어는 삶의 본질을 '고통'과 '결핍'에서 찾는 염세주의 철학자이다. 처음에는 이 염세주의 철학자의 냉소적인 주장이 나에게 위로보다는 '현타'로 다가왔다. '아,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스트레스가 당연한 거구나. 노력해도 소용없구나.' 하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그의 염세론이 꼭 절망만이 아닌 역설적인 위로로 바뀌었다. 스트레스의 근원은 '의지'와 '욕망'으로 회사에서 인정받고 싶은 욕망,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욕망, 경제적인 안정을 이루고 싶은 욕망 등 이 모든 욕망이 결국은 살고자하는 의지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우리의 행복은 우리가 무엇을 가지고 있느냐보다 어떤 존재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때문에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어리석으며, 오히려 고독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고통을 회피하려 하기보다 삶의 본질로 인정하고, 기대를 낮추며, 소박하고 내면적인 평화를 추구할 때 비로소 진정한 안정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쇼펜하우어의 주장은 '더, 더, 더'를 강요하는 현대 사회에 지친 나에게 '이만큼도 괜찮다'는 쉼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스트레스는 삶의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면 결국 내가 살아가는 동안 '삶의 의지'가 있다면 고통과 스트레스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쇼펜하우어는 이 상수값인 스트레스를 다루는 내면의 방법, '통찰'과 '거리두기'를 제시해 주었다. 타인의 평가나 사회적 성공같은 외부적인 부분에 너무 기대지 않고, 독서, 사색, 산책 등 홀로의 고독 속에서 나를 돌아보고 내면을 깊게 들여다 보면서 만족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스트레스로부터 행방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바쁜 일상속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워킹맘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부디 고통스러운 일상에서도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현명하게 고통을 견뎌낼 힘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